나의 맥킨지 이야기 (13): 세번째 프로젝트에 배치되다.

병원 프로젝트 준비 작업하고 공기업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것으로 결정될 때 쯤

저와 제 입사동기들은 맥킨지 연말파티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맥킨지는 매년 12월 초중순에 연말파티(year-end party)를 합니다.

제가 offer를 받고 아직 입사하기 전이었던 2007년 12월에도 부부동반으로 참여했습니다.

외국계 회사답게 파티 때마다 특정한 Dress Code를 정하고 그에 맞는 복장을 하고

참여합니다.

2008년 당시 Dress Code가 무엇이었는 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함께 일했던 친구에게 연락해 보니 ‘Bling Bling’이었다고 합니다.

번쩍번쩍하는 것을 입던지 달고 오던지 해야하는 것입니다.

 

관례로 그해에 입사한 ‘신입사원’들이 팀을 짜서 공연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외국계 회사이긴 하지만 이런 점에서는 국내 회사들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11월초쯤에 동기들끼리 회의를 하고 어떤 공연을 할 지 결정했습니다.

동기 BA 한명이 학부 때 댄스 동아리를 하는 등, 이쪽에 일가견이 있어서

전반적인 것을 조율하기로 했습니다.

댄스 공연을 하기로 했는데 제 동기가 남자 6명(Asso 두명 + BA 4명), 여자 1명(BA)이라

남자 6명이 여장을 한 채로 두 곡을 공연하고 여자 동기가 솔로로 한 곡을 공연하기로 했습니다.

공연할 곡은 원더걸스의 Nobody와 싸이의 환희이었습니다.

싸이 노래는 여장을 할 필요는 없지만 같은 무대에서 이어서 공연을 해야했기 때문에

그대로 하기로 했습니다.

 

회사에서 댄스 강습 등 준비 비용의 상당 부분을 부담해주었기 때문에

방송댄스 전문 강사를 섭외하여 춤을 배웠습니다.

11월초부터 주말마다 5번인가 6번 정도를 배웠는데

늦게까지 일하느라 바빴고, 주말에 일해야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다들 시간을 만들어서 열심히 참여했습니다.

댄스 동아리를 했던 친구를 제외하고는 이런 춤을 배우거나 출 기회가 없는 지라

다들 즐겁게 배웠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노래를 처음부터 틀어놓고 연습하면서 동작을 어느 정도 외우고 나니 다 끝난 것 같았지만

무대에 올라가면 긴장해서 순서를 까먹고 실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무대에서 제대로 하려면 노래를 아무 소절에서 시작해도

1~2초 내에 그 동작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연습해야 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정도까지 준비할 수는 없었지만

회사일로 바쁜 와중에  춤 공연 준비는 큰 활력소가 되었습니다.

 

공연을 위한 옷은 또다른 BA 친구가 동대문을 헤집고 다니며 구입했습니다.

남자가 가지고 다니면 변태라는 소리를 들을만한 옷이었지만

회사 공연을 위해 이 한몸 희생하기로 했습니다.

 

2008년 맥킨지 연말 파티는 제 세번째 프로젝트인 공기업 회사 일을 하는 중에

열렸는데 남산 하얏트 호텔에서 있었습니다.

그 해 승진자 소개 등 일반적인 회사 모임에서 할 법한 순서도 있었고

2008년 3월 입사자(제 동기)와 9월 입사자 공연이 각각 있었습니다.

한참 파티가 진행되던 중에 제 동기들은 옆에 준비된 빈방으로 가서

춤 동작 연습하고, 요상한 옷으로 갈아입으며 준비했습니다.

화장없이 복장만 여자 공연복을 입었고 밖에는 바바리 코트를 입은 채 무대에 올랐습니다.

바바리 코트를 벗어 던지면서 공연이 시작되었고

열광적인 환호와 함께 공연을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입사자 공연 이외에 McKinsey Band 공연이 있었는데

악기 연주 혹은 노래에 일가견 있는 맥킨지 직원들이 자원해서 모여서

두달 정도 연습하고 공연을 하였습니다.

 

다시 프로젝트 이야기로 돌아와서

갑작스런 연락과 함께 공기업을 대상으로 한 프로젝트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Office closure가 있는 크리스마스에 끝날 예정으로 3주 정도 일을 하고

종료될 예정이었습니다.

 

JEM (현재 Associate이지만 곧 팀장으로 승진할 예정인 사람)이 이끄는 팀이었고

2년 이상 근무한 BA 한명과 2008년 하반기에 들어온 Associate가 한명 있었고

여기에 제가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공기업이다 보니 행정고시 출신 공무원으로 MBA를 다녀온 후 맥킨지에 입사한 파트너와 부파트너가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다음날부터 고객사 본사로 출근하였습니다.

집에서 멀기도 했거니와, 출근시간에 붐비는 지하철 라인을 이용해야했기 때문에

이제 막 출근했을 뿐인데도 피곤했습니다.

 

맥킨지 프로젝트 사무실은 예전 첫번째 프로젝트에서와는 달리

다른 직원들과 완전히 분리된 곳이었고, 클라리언트 팀원은 한명도 보이지 않났습니다.

 

JEM을 비롯한 팀원들을 만나고 프로젝트에 대해서 간단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프로젝트 주제는 당시 이명박 정부에서 한참 부르짖던 ‘녹생 성장’에 발맞춘 성장 전략이었습니다.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거의 두달이 지났기 때문에 독립된 일을 맡기 보기는 힘든 상황이었고

부스러기 같은 소소한 일들을 맡기로 했습니다.

클라이언트 팀원은 들어오지 않은 상태에서 맥킨지 팀원들만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였고

필요한 경우, 담당 클라리언트 팀에 연락하여 도움을 받는 식이었습니다.

맥킨지 팀과의 인사가 끝나고 클라이언트 팀 분들이 프로젝트 사무실로 찾아와서 간단하게

인사하였습니다.

 

제가 맡은 일은 여러군데로 분산된 작업을 통일시켰을 때의 시너지를 추정하는 것이

주된 일이었습니다.

그 자체로도 큰 조직이었지만 산하 조직들까지 포함하면 규모가 상당해서

이로인한 비효율을 개선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저를 비롯한 프로젝트 팀원들, 서울사무소 컨설턴트 중에 이 분야 전문가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국내에서는 고객사가 거의 독점을 하고 있었고 공기업이다 보니 외부 컨설팅을 받을 일이 거의 없어

맥킨지 뿐만 아니라 국내 컨설팅 회사 가운데 이 분야의 전문 지식을 갖춘 회사는 없을 것 같았습니다.

기존부터 있던 팀원들은 두달정도 프로젝트를 하면서 그 분야에 대한 감은 잡은 상태였지만

제가 맡은 시너지 추정의 경우, 각각의 세부분야에 대한 자세한 지식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도움을 받기는 힘들었습니다.

이런 고객사의 특징 때문에 프로젝트 시작부터 외국인 부파트너가 도움을 주고 있었습니다.

유럽쪽 사무소 소속이었는데 알고보 니 유럽의 경우, 각 국가마다 해당 분야를

거의  한 회사가 독점하다시피 하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와 유사했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들이 과거 식민지 국가들을  비롯한 해외 여러나라에 진출해 있어서

사업의 규모가 훨씬 크고, 이로 인해서 맥킨지를 비롯한 다양한 외부 컨설팅을 활용한다고

하였습니다.

 

그 전문가가 서울에 상주한 것도 아니고, 거의 전화로만 도움을 받아야 했기 때문에 한계는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루 종일 맥킨지 지식 포털을 뒤지는 것이  일이었습니다.

외국 사무소에서 이 분야 일을 많이 하는 지 다행히 그럭저럭 쓸만한 자료들이 좀 나왔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맥킨지 내부 자료를 짜집기하여 고객사 상황에 맞게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사 및 산하 조직의 실무자들을 만나서 그 자료의 내용이 고객사에 적용한 것인지

확인하는 것이 주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맥킨지 팀 내부에서  분위기가 좀 이상했습니다.

팀장과 팀원들간에 뭔가 묘한 벽 같은게 느껴졌습니다.

저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프로젝트 시작 때부터 함께 일했기 때문에

제가 들어오기 전에 뭔가 일이 있었을 것 같았습니다.

아무래도 팀장보다는 팀원들과 먼저 친해졌기 때문에 팀원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팀원들은 팀장이 내용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일방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고 있었습니다.

별다른 설명 없이 갑자기 프로젝트의 방향이 바뀌는 등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일이 반복되다보니 팀원들은 팀장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합니다.

프로젝트 참여 초반에는 별다른 일이 없어서 잘 몰랐는데

그 이후에 보니 팀원들이 팀장에게 ‘개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원래 맥킨지에서는 ‘Obligation to Dissent’라고 해서 틀렸다고 생각하면 자신의 목소리를 낼 것을

권하기는 하지만 다른 팀에서 본 것보다 그 정도가 심해 보였습니다.

팀원들은 그전에는 그냥 팀장이 이끄는 데로 따랐는데 자꾸 엉뚱한 일이 반복되니

매사 확인하고 나중에 또 바뀌지는 않을 지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이런 일은 양쪽 이야기를 다 들어봐야 하는데 팀장과는 별로 친한 사이가 아니라서 깊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없었습니다.

아마, 그 팀장은 나름의 사정이 있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저는 4주 정도 있으면서 그런 점을 느끼지는 못했는데, 팀원들 얘기로는 이전에 마찰이 계속되어서

그나마 이정도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게된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마침 이야기가 나온 김에 부연 설명을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지난 번 포스팅에서 다루었어야 하는데 깜빡하고 넘어갔습니다.

바로 위에서 이야기한 ‘Obligation to Dissent’ 이야기입니다.

맥킨지 하면 나오는 이야기 중에 하나인데 지난번에 다루지 못했습니다.

Obligation to Dissent란, 글자 그대로 반박할 의무입니다.

권리가 아니라 의무라는 점이 독특합니다.

맥킨지가 자유로운 토론이 컨설팅 프로젝트의 성공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권장한다고는 하지만

BA나 Associate가 파트너 앞에서 주눅 들지 않고 자기 생각을 이야기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를 권리가 아닌 의무라고 못밖고 어떤 이슈가 발생하면 반드시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또, 여기서 ‘Dissent’라는 단어를 쓴 것은 단순히 의견을 내놓는 수준을 넘어서서

무엇인가 맥킨지라는 회사가 추구하는 것에 어긋나게 이루어지는 일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서서

반대 의견을 개진하라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반대 의견을 개진하지 않아서 무엇인가 맥킨지의 가치에 어긋나는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었다면

그 논의에 참여한 사람들이 책임을 져야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아무리 이렇게 회사 차원에서 의무라고 이야기 해도

결국에 이것이 가능하려면 상급자가 하급자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조항을 상급자가 악용한다면 평소에 이런저런 의견을 제시하면 무시하다가

막상 무슨 일 터지고 나면 왜 팀원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았으냐고 팀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근거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른 일반 기업에서 일한 경은 없지만) 제 경험으로는 맥킨지는 반대 의견 제시가 비교적 용인되는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하급자가 뭔가 핀트가 맞지 않는 이야기를 해도 참고할만한 것은 없는 지 들어주는 분위기였습니다.

늘 그런 것은 아니고 성격 급한 (맥킨지 컨설턴트는 대개 성격이 급하긴 합니다만) 상급자를 만나거나

여러가지 이유로 프로젝트가 잘 돌아가지 않을 때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겪어보았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회의를 해보면 ‘Obligation to Dissent’ 정신에 제일 투철한 것은 보통 BA들이라는 것입니다.

맥킨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일반적인 기업 문화를 겪어보지 못해서 그렇다,

아직 결혼을 안해서 그렇다는 둥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특히 2년 6개월의 근무를 마치고 졸업을 앞둔 (그러나  MBA 끝나면 보통 맥킨지로 돌아올) BA들이

‘말년 병장’같은 분위기를 풍기면서 Obligation to Dissent 정신에 제일 투철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공기업 프로젝트는 연말 office closure를 한주 가량 앞두고 공식 종료되었습니다.

다만, 일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맥킨지 서울사무소에서 남은 일을 계속해야했습니다.

최종 보고서 작성에 필요한 자료 정리가 주된 일이었습니다.

기존에 하던 일을 계속하였는데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

맥킨지가  비용 절감 프로젝트를 했던 내용을 정리하여 이를 고객사에 적용하면

어느 정도의 비용 절감을 할 수 있을 지를 추정했습니다.

자료를 만들면 만들수록,

맥킨지와 프로젝트를 하면 이런 정도의 비용 절감을 할 수 있으니

이번의 전략 프로젝트가 끝나면 비용 절감 프로젝트도 하나 합시다

라고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주가 된 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아직 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에 새로운 맥킨지 자료를 찾을 때마다

그 중에 어떤 수치를 고객사에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지 감이 없어서 힘들었습니다.

비슷한 분야에서 여러가지 수치가 나오면 그냥 제일 적당해 보이는 것 하나를 사용하고

더 이상 고민을 안해야 하는데, 새로운 수치가 나올 때마다 반영해야할 지 고민했습니다.

또 여러번 새로운 수치를 반영시키다 보니 팀장에게 보내는

최종 보고서 내용이 자꾸 달라져서 몇번 혼나기도 했습니다.

아무리 맥킨지라도 서울사무소가 전문성이 떨어지는 분야의 컨설팅은 참 힘들구나

하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보고서 작성을 완료하였습니다.

주 보고서가 슬라이드 120장에 이르고 Appendix까지 합하면 대략 170장에 이르렀습니다.

솔직히 제가 작성한 부분은 저도 100% 이해하지 못한 내용이 있어서

좀 부끄럽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래도 제가 맡은 부분은 구체적인 성과를 보여준다기 보다는

외국 사례와 비교하여 잘 하면 이정도의 비용 절감을 할 수도 있다는 내용으로 들어간 것이라

무리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아마 컨설팅 보고서가 어떤 식으로 만들어지는 지 관심을 가진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서점에 가보면 맥킨지에서 근무하지는 않았지만

맥킨지를 비롯한 컨설팅 회사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했다고 하는 분들이 맥킨지의 보고서에 대해서 쓴 책도 나와 있습니다.

 

컨설팅 보고서에 대해서는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습니다.

실속 없이 겉모습만 번지르르한 슬라이드라고 하거나

고객사 직원들이 하는 이야기를 깔끔하게 정리한 수준이라고 폄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슬라이드 장수가 많으면 실속없이 장수만 많다고 욕하고

적으면 성의가 없다고 욕하기도 합니다. 일부 공감가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부분도 있습니다.

예를들어 고객사 직원들이 하는 이야기를 정리했을 뿐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걸 아는 사람들이 지금까지 뭐했나?

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진부하지만,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입니다.

하나하나의 내용을 보면 고객사 직원이 한 얘기일 수 있지만

이를 일관된 논리 (맥킨지에서는 이를 Story line이라고 합니다.)로 정리하여

고객사가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권고안으로 만들어서 제시하는 것은

분명히 컨설팅 회사가 제공하는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또, 내용 자체는 뻔해 보인다 하더라도 이를 설득력있게 전달하는 것은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분은 회사 직원들이 보고한 것은 경영진이 받아들이지 않다가

똑같은 내용에 외국계 컨설팅 회사의 이름을 넣고 번지르르하게 만든 것은 감탄하면서 받아들인다고

하기도 합니다.

그런 점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고객사 직원들이 얼마나 설득력 있는 자료를 만들었는지도 생각해 보아야합니다.

 

제가 담당했던 자료들은 당연히 외부에 공개할 수 없지만

자료 검색을 하다가 어떤 분의 블로그에 컨설팅 회사가 프로젝트 한 결과물의 요약본이라는

자료가 올라와 있어서 그 블로그의 링크를 걸어 두겠습니다. (http://blog.naver.com/verhoyan/30172446956)

컨설팅 회사의 보고서 자료는 컨설팅 회사는 물론 고객사에서도 보안자료로 다루기 때문에

이렇게 외부로 유출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링크를 따라가보면 아시겠지만 주로 공공부문에서 컨설팅 수행에 대해서 논란이 벌어질 때

이렇게 외부로 나오기도 합니다.

또한 이 건과 관련하여 해당 회사 노조에서 내놓은 논평이 있습니다.

여기에도 흥미로운 내용이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http://www.kbsunion.net/news/photo/old/cfile9.uf.110D3F0F4BC40C012B866E.pdf)

 

세번째 프로젝트가 마무리 되면서 맥킨지에서의 첫해가 끝났습니다.

이때쯤 맥킨지 서울 사무소 내부적으로 있었던 일들 몇가지에 대해서 다뤄보려고 합니다.

 

2008년 하반기에 맥킨지 서울 사무소에서 몇명의 파트너가 회사를 그만두고

클라리언트 회사 등 여러 곳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파트너는 회사의 주주이기 때문에 정년퇴직할 때까지 근무할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예전에 설명한 것처럼 맥킨지의 파트너는 Principal과 시니어 파트너라고 할 수 있는 Director로

구별됩니다.

Principal이 되고 나서 6~7년 정도 후에 실적을 인정받으면 Director로 승진하게 되고

그렇지 못하면 대개 수년 내로 맥킨지를 떠나게 됩니다.

그동안의 컨설팅 경험을 통해 좋은 관계를 쌓은 클라리언트 회사로 이직하는 경우도 있고

이외에도 사기업의 임원으로 많이 가며, 공조직으로 옮기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제가 다닐 때에도 파트너였던 분이 서울시 경제진흥실장 내정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한겨례: 서울시 경제진흥실장에 맥킨지 서동록씨 ‘파격 인사’)

그리고 Director가 되면 55세에 정년퇴직할 때까지 맥킨지에서 근무할 수있습니다.

그런데 Principal되고 몇년이 지나지 않았는데 퇴사하는 경우도 있고

Director가 된 후에 퇴사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게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사모 펀드 등 투자회사를 차려서 나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즉, 파트너 몇명이 떠난 것 자체는 큰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문제는 맥킨지 서울 사무소의 27층을 사용하는 A사 담당 컨설턴트였던 파트너가

그 경쟁사로 담당 컨설턴트는 26층을 사용하는 B사로 이직한 것입니다.

(예전 글 참고: 맥킨지 입사 교육 받기)

 

맥킨지 내부적으로는  A사 프로젝트를 한 사람은 마지막으로 A사  프로젝트를 한 때로부터

2년이 경과하지 않으면 B사 프로젝트를 하지 못하는 규정이 있는데

퇴사했을 때 이직을 금지하는 계약 혹은 규정은 없었습니다.

그 파트너가 B사로 이직했다는 것을 알게된 A사가 맥킨지에 강력히 항의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모든 컨설턴트에게 회사 퇴사 후 1년인가 2년 이내에 메이저 클라이언트의

직접적인 경쟁 회사로 이직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들어가 있는 계약서에 싸인을 하도록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BA, Associate는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맥킨지를 이끌어 나간다는 전직 파트너의 행동 때문에 발생한 문제인데

이를 빌미로 일반 컨설턴트들을 규제하려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A사와 B사간의 문제가 주된 이유인데 계약서의 조항은 일반적인 문구로 되어 있어서

한번이라도 프로젝트를 했던 클라리언트와 경쟁하는 회사로 이직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었습니다.

회사에서는 설명회를 하는 등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는 했지만

파트너, 부파트너에게 대들다가 질책받는 일이 발생하는 등

이런저런 불협화음이 나왔습니다.

저는 그때까지 아직 A사, B사 모두와 프로젝트를 해보지 않았고

또, 헬스케어가 맥킨지 서울사무소의 주된 클라이언트가 아니라서

나중에 이직할 때 별 문제가 없으리란 생각은 했지만

맥킨지도 별 수 없구나 하는 생각에 실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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