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수면 감시 장치 Zeo와 수면 센터의 몰락이 갖는 함의

Zeo sleep manager라는 제품이 있었습니다.

수면 패턴을 측정해주는 장비로

위의 그림과 같이 띠로된 장비를 머리에 두르고 자면

사용자의 수면 패턴을 측정하여 전용 앱이나 장비를 통해 수면 양상을 알려줍니다.

각성상태, REM 수면, 얕은 수면, 깊은 수면의 4단계로 나누어 각각의 수면 시간을

측정해 줍니다.

 

Digital health 시대의 총아로 인정받던 Zeo는

재정적 어려움을 겪다가  2013년에 서비스를 종료하였습니다.

Zeo의 실패 원인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가 나오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은

1. 측정 결과가 갖는 의미가 제한적이고

2. 측정 결과를 수면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과 연계하기가 힘들다

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Zeo가 이야기해줄 수 있는 것은

“당신은 잠을 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REM 수면 시간이 길어서 양질의 수면을 취하는 것이 아니다”

는 정도입니다.

사실, 수면의 질이 나쁘다는 것은 굳이 이렇게 이야기해주지 않아도 당사자가 가장 잘 아는 부분입니다.

또한 REM 수면 시간이 길어서 수면의 질이 나쁘다고 할 때, 어떻게 하면 이를 개선할 것인지에 대한

방법을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용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지 못합니다.

 

Zeo의 사례를 보면서 이렇게까지 각광받은 제품도성공하지 못했는데

digital health에서 수면과 관련한 의미있는 제품이 나오기는 쉽지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책을 읽다가 (Zeo가 실패한) 작년 부터 미국 내 수면 검사 센터들이 문을 닫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읽게 되었습니다.

관련 글을 찾다가 이를 잘 설명한 기사들을 보게되었습니다.

(The Boston Globe:  All 19 Sleep HealthCenters clinics close abruptly 

Insurers push sleep testing from clinics to homes, saving money)

 

요약하면

 

1. 2013년 1월 미국 내 19개의 수면 검사 센터를 운영하던 Sleep HealthCenters라는 영리 기관이

갑작스럽게 문을 닫았음

 

2. 가장 중요한 원인은 보험자 (보험회사 + 국가 보험)들이 수면 검사 센터에서 시행하는

복잡한 검사(polysomnography 등)에 대한 보험 급여를 줄이고 훨씬 저렴한 가정용 수면 진단 장치를

선호하기 때문임

 

3. 기존 연구를 통해서 수면무호흡증 (Obstructive Sleep Apnea)의 진단에 가정용 수면 진단 장치가

수면 센터에서 쓰는 복잡한 수면다원검사 장치 (Polysomnography)만큼 좋다는 결과가 나와 있으며

수면센터에서 검사를 받는 경우 그 비용이 $650~1000정도 나오는 반면 가정용 장치는 1/3 정도의

비용에 할 수있다고 함.

 

4. 최근 미국 내 수면 센터가 크게 늘어났는데 2002년에 623개에서 2012년 2517개로 늘어남

또한 Medicare (미국의 고령자를 위한 국가 의료 보험)이 수면 검사에 지출한 비용은 2009년 기준

$235 Million (약 2500억원)에 달함

 

5. 보험자로서는 그런 비용이 부담스러워서 가정용 진단 장치로 이를 대체하여

비용을 절감할 계획을 세우게 됨.

New England 지역의 수면 검사를 가정으로 돌려서 실시하면 연간 $35 Million을 절약할 수 있다는

보고도 나왔음

 

수면센터에서 사용하는 장비와 가정용 수면 진단 장치를 비교하면 그리 큰 차이가 나지는 않습니다.

제 전문 분야가 아니라서 조심스럽지만 가장 큰 차이는 머리에 수많은 전극을 설치하느냐인 것 같습니다.

 

이들 장비와 Zeo를 비교하자면 Zeo는 뇌파만을 측정하는 반면

이들 장비들은 산소포화도, 근육 강직도 같은 것을 측정하기 때문에

수면 장애의 원인을 진단할 수 있고 (제일 대표적인 것이 수면 무호흡증 입니다.),

CPAP 등 그에 대한 치료를 하는 경우 그 결과를 모니터링 할 수 있습니다.

좀 과장해서 이야기하자면  Zeo는 본격적인 의료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보다는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효용이 없는 정보만을 제공한 셈입니다.

 

그런데 기존의 가정용 수면 장치도 그렇게 많이 복잡한 장비가 아닙니다.

그림으로 보건데 Polysomnography나 Zeo와는 달리 뇌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합니다.

최근 나오고 있는 여러가지 센서들을 사용하면

Zeo가 기존의 장치에 들어가는 기능은 모두 포함하고, 원래 가지고 있던 기능인 뇌파 측정도 가능하면서

위의 오른쪽 그림에서 보는 것보다는 훨씬 쓰기 편한 장비를 만들 수 있었을 것이라 봅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수면센터들의 몰락을 보면서

Zeo가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시장을 잘 못 택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본격적인 의료 장비 시장을 피하고 일반인들에게 수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해서 그에 걸맞는 장비를 내놓았지만

이는 사용자에게 의미있는 도움을 줄 수 없었고 결과적으로 소비자의 외면을 받은 것입니다.

 

이 사례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1. Digital 의료와 관련된 많은 기업들이 본격적인 의료 시장으로 들어가기 보다는

피트니스 등 주변부의 건강 관련 시장에 우선 접근하는 경우가 많고

실제 이런 방식이 안전할 가능성이 높겠지만

시장에 따라서는 의료 시장으로 바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도 있다

 

2. 수면 센터에서 실시하는 수면다원검사(Polysomnography) 시장이

성능은 크게 떨어지지 않으면서 훨씬 저렴한 가정용 수면 진단 장치에 의해서 잠식 당하고 있는 것처럼

다른 의료 분야에서도 성능이 다소 떨어진다고 해도 어느 정도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장비를 만들 수 있다면

충분히 파괴적 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

 

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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