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bile platform (https://출처: www.youtube.com/watch?v=mWXeaPhNlPg)
Mobile platform (https://출처: www.youtube.com/watch?v=mWXeaPhNlPg)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의 진화 방향(에 관한 개인적인 잡설)

애플은 그동안

모바일 헬스케어 데이터를 모으고 (HealthKit)

그 위에서 모바일 헬스케어 의학 지식을 창출하며 (ResearchKit)

이를 바탕으로 모바일에서 환자가 사용할 수 있는 앱을 만들 수 있도록 해주는 (CareKit)

플랫폼을 하나씩 만들어 왔습니다.

이렇게 보면 이제 애플이 모바일 헬스 플랫폼을 다 해먹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애플이 걸어왔던 길이 대단하기는 하지만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은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헬스케어가 그만큼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애플이 만들었던 모바일 플랫폼인 아이튠스와 앱스토어는

생산자들을 집요하게 설득하거나 (아이튠스)

엄청난 사용자 기반을 바탕으로 앱 개발자들을 유혹함으로써 (앱스토어)

성공을 거두었는데

개별 음악이나 비디오 혹은 앱 자체에 대해서 크게 개입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단지, 생산자와 소비자로 구성되는 양면 시장을 잘 만드는 것에 집중하는 것으로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모바일 헬스케어는 이보다 복잡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플랫폼에 나타나는

다양한 측정치와 의료 정보를 소화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개개인이 알아서 판단하게 내버려두었을 때

사용자가 이해하고 효용을 얻기가 힘듭니다.

 

따라서 애플이 지금까지 만들어 온 것만으로는 모바일 헬스케어 플랫폼을 장악하기 힘들 것이며

애플 및 다른 경쟁자들은 그 다음을 고민해야할 것입니다.

 

‘다음’은 결국 개인별 맞춤형 플랫폼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의학 지식이 없는 사용자가 따로 선택하지 않아도 그 사람에게 필요한 정보를 선별해서 보여주고

현재 상황에서 사용하면 좋은 앱을 추천할 수 있는 기능이 필요할 것입니다.

앱 추천의 경우 미래에는 의사가 어떤 앱을 쓸지 처방을 하고

환자는 처방받은 앱을 쓰는 세상이 언젠가 올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상당기간 필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의사가 앱을 처방하게 된다고 해도 이런 큐레이션 기능은 필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헬스케어 앱, 특히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 앱의 경우

사용자의 행동을 바꾸어야하는 경우가 많은데

평소 행동이나 성격에 따라서 행동이 바뀌는 계기가 다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현대 의학에서는 환자의 나이, 성별, 질병의 종류에 따라서 약 처방이 달라집니다.

예를들어 당뇨병이 있는 환자에서 우선 사용해야 하는 혈압약은

그렇지 않은 환자와 다릅니다.

하지만 헬스케어 앱은 이렇게 쉽게 드러나는 변수가 아닌

행동 양상이나 성격과 같은 변수에 따라서 다르게 처방해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때, 의사가 환자의 성격에 따라 최적화된 앱을 처방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를 대신해주는 주체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마치 아마존닷컴이나 넥플릭스가 소비자의 구매 이력에 따라서

새로운 제품을 추천해주는 것과 마찬가지일 수 있습니다.

 

앱을 추천하는 것을 넘어서서

사용자와 연관성이 높은 적절한 데이터를 편집해서 보여주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매일 꼬박꼬박 10,000 걸음 이상을 걷는 사람이라면

굳이 첫화면에 걸음걸이를 보여주기 보다는 식사 상태 화면이 우선 뜨도록 한다던지

최근에 진단받은 당뇨 환자로 개인 성향을 보았을 때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가능해 보인다면

혈당 자체보다 식단 조절이나 운동과 관련된 화면이 우선 뜨도록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면

플랫폼에 속한 앱이 측정한 데이터뿐 만 아니라

앱의 핵심 기능이 바로 플랫폼에서 노출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앱의 핵심은 측정한 데이터보다는

이를 바탕으로 한 조언 혹은 행동 변화 알고리즘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앱 개발사는 플랫폼에는 데이터만 노출되도록 하고

자사의 앱을 사용할 때에만 핵심이 되는 부분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합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스마트폰에 수많은 헬스케어 앱을 까는 것도 부담이지만

각각의 앱에 들어가서 서로 연결되지 않은 조언을 따로따로 확인하는 것은

매우 불편한 일입니다.

플랫폼 회사들이 이 점을 모르고 있지는 않을 것같은데

아이튠스나 앱스토어에 비해서

아직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의 힘이 충분히 강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형태로 만들지 못하고 있는게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소비자 편의와 효용을 생각한다면

언젠가 이렇게 앱의 핵심 기능이 바로 노출되는 형태의 플랫폼이

출현하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하나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대화형 플랫폼입니다.

알고리즘을 통한 개인별 화면 설정은 전반적인 상태를 파악하기에 용이하기 때문에

당뇨병과 같이 지속적인 관리를 할 때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쩌다 한번씩 생기는 문제들은 그때그때 무엇을 해야하는 지에 대한

답을 찾는 식으로 정보를 얻는게 더 편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장 쉬운 것은 사용자가 건강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

플랫폼에 내장된 인공지능이 설치된 앱 혹은 기타 자료를 검색하여

맞는 답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비접촉성 체온계를 만드는 Thermocare 회사는 IBM Watson과 공동으로

열난 상황에 대한 대처에 관한 대화형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를 더 확대시키면 대화형 모바일 헬스케어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대화형  플랫폼은 굳이 애플 Health나 삼성 S-health와 같은 형태를 띌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카카오톡이나 라인과 같은 기존 메신저 안에서 서비스만 제공하는 것으로도 충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메신저뿐만 아니라 아마존의 에코와 같은 대화형 서비스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에코는 ‘Alexa’라는 이름을 부르면서 대화를 걸면 그에 맞는 대답을 해줍니다.

그날의 날씨를 알려줄 수도 있고 음악을 틀어줄 수도 있습니다.

아마존 에코 자체가 하나의 플랫폼으로 다양한 3rd party들이

에코를 위한 앱을 만들어서 여러가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아직 나오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헬스케어 앱이 나오면

헬스케어에 대한 정보를 질문하고 대답을 얻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Amazon Echo (출처: amazon.com)

Amazon Echo (출처: amazon.com)

2014년 7월에 애플의 음성 비서 서비스인 Siri가

IBM의 인공지능인 왓슨이 파트너쉽을 발표하였는데

왓슨이 헬스케어 영역에서 학습을 계속해왔던 점을 감안할 때

헬스케어에 대한 대화형 서비스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생각해본 개인별 맞춤형 혹은 대화형 플랫폼의 경우

상당한 수준의 인공지능 (딥러닝?) 기술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 정도의 기술이 개발되기 전에는 어떤 플랫폼이 의미가 있을까요?

특정 질환 혹은 문제에 초점을 맞춘 플랫폼-아마도 일종의 Sub-platform이 되겠지요-이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완전한 맞춤형으로 가기 전 단계 정도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애플의 HealthKit을 통해서 다양한 정보를 모을 수 있게 되었고

CareKit을 통해서 다양한 문제에 대한 앱을 만들 수 있게 되었지만

개별 사용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가진 문제와 관련된 것만 필요할 뿐

나머지는 불필요한 군더더기일 뿐입니다.

헬스케어처럼 일반 사용자가 이해하기 힘든 영역에서 이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과거 구글이 야심차게 시작했던 구글 헬스와 같은 개인 의무 기록 (Personal Health Record)이

대부분 실패했던 원인 중 하나도

다양한 정보가 올라와 있기는 하지만

무엇이 중요한 지를 알고 그에 집중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 의무 기록을 병원에서 사용하는 전자 의무 기록의 연장이라고 생각한 결과입니다.

전자 의무 기록은 병원에서 의료진이 업무 시간에 사용하기 때문에

많은 정보가 모여 있어도 필요한 정보를 찾아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학적인 지식이 부족하고 개인 의무 기록 사용에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는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해가 가지도 않고 굳이 이해하고 싶지도 않은 시스템일 뿐입니다.

 

Texas Medical Center가 CareKit을 통해서 만들고 있다고 하는

심장 수술 후 환자 관리앱과 같이 매우 좁은 범위의 문제는

앱 하나로 해결 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관련 플랫폼을 만들 필요가 없지만

당뇨병과 같이 약물 복용, 생활 습관, 다양한 합병증 관리 등

다양한 문제가 있는 질환의 경우에는 앱 하나로 모두를 관리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가 겪는 다양한 문제에 집중하는 플랫폼이 가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당뇨 환자의 경우

약물 복용이나 저혈당 등 당뇨병의 기본 관리, 생활 습관 관리,

심부전이나 신부전 등 각종 합병증이 동반된 경우 이에 대한 관리가 모두 필요한데

이들 모두를 한가지 앱으로 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개별 앱을 따로 사용하되 이들을 묶어서 당뇨병 플랫폼으로

관리해 줄 수 있다면 환자가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다른 경우로 영유아 건강에 집중하는 플랫폼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열났을 때의 관리, 발달 상태 점검 등

부모가 신경써야 하는 수많은 문제들에 대한 앱을 모으고

그중에서 자신의 자녀에게 연관된 것만 선별해서 사용할 수 있다면

자녀 건강 관리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플랫폼 사용자 (부모)와 건강 관리의 대상이 되는 사람 (자녀)가 다르기 때문에

부모 자신의 건강 데이터와 자녀의 건강 데이터를 별도로 관리할 수 있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에 대한 생각을 간단히 적어 보았습니다.

사용자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또 필요로 하는지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헬스케어의 특성 상

다른 영역의 플랫폼에 비해서 플랫폼 관리자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합니다.

이는 플랫폼 업체 자신 뿐만 아니라 전체 업계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애플, 구글 그리고 삼성을 비롯한 업체들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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