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원격진료의 가치와 확산이 더딘 이유

의료계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정부가 제시한 원격 의료 시범 사업 예산이

국회 심의 과정에서 2/3가 삭감되는 등 원격 의료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예전 포스팅 (원격진료에 대한 생각 정리)에서 다루었지만

원격진료가 성장하고 있는 미국과 우리나라의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도입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최근에 미국의 Telemedicine에 대해서 다룬 기사들을 소개합니다.

 

첫번째 기사는 mobihealthnews에 실린 What’s holding telemedicine adoption back?  입니다.

Partners HealthCare Connected Health Symposium에서 논의된 내용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요약하면

1. Telemedicine이 미국에서 도입된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 일상적인 진료 채널로 자리잡지 못함

 

2. 심포지움의 패널들은 소비자 인식 (awareness) 부족이 가장 큰 이유라고 지적함

-> 월마트 등에 개설되어 전문 간호사가 간단한 질환을 진료하는 Retail clinic이 도입되는 단계와 비슷한데

Retail clinic도 진료 채널로 자리를 잡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으며 광고 선전, 보험 적용, 구전 등을 통해서

소비자들이 친숙하게 받아들임

 

3. 미국에서 각 주별로 의사 면허를 발급한다던지, 보험 적용이 잘 안된다던지 하는 문제도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으로 보고 있음

 

4. Telemedicine 업체인 American Well의 CEO는 그동안 Web을 통해서 서비스를 제공해왔을 때 서비스 확산이 지지부진했지만

1년 전에 모바일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크게 성장했다고 함.

‘정답은 때로는 멋진 광고나 더 나은 고객 커뮤니케이션에 있지 않으며, 약간의 변화만으로 소비자들의 일상의 일부분에

자리 잡을 수도 있다’고 언급함

 

5. 미 보훈청에서 Connected Health의 Co-Director를 맡고 있는 Dr. Evans는 의료 제공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함

‘헬스케어는 신뢰에 기반한 관계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주치의가 Telemedicine의 사용을 권할 때 사용율이 증가한다’고 언급함

 

6. 미국에서 병의원 및 Telemedicine 등 다양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즉 provider인) Mercy Health의 CFO역시 의료 제공자(provider)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함

‘Telemedicine을 전략적인 자산으로 보아야 함. 그런 관점을 가지게 되면, 어떻게 조직을 더 키우고, 환자군을 늘릴 수 있을 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됨’이라고 언급함

 

두번째 기사도 mobihealthnews에 실린  Video visits, telemedicine today are like retail clinics were in the 1990s 입니다.

위의 기사와 비슷한 시기에 실렸는데 위의 심포지엄과는 다른 행사 (Digital Healthcare Innovation Summit)에서 논의된 내용입니다.

 

요약하면

1. 컨설팅 회사인 Towers Watson의 Dr.  Khoury는 Telemedicine의 현재 상황이

1970년대의 Urgent care와 1990년대의 Retail clinic과 유사하다고 지적함

(참고로 Urgent care clinic은 미국에서 1차 진료의사나 전문의는 예약없이 원하는 때 만나기가 힘들고

응급실은 대기 시간도 길고 너무 비싸서 감기 등 소소한 질환이지만 가급적 빨리 증상 해결이 필요할 때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의료기관입니다. 응급실보다는 싸고 외래 진료보다는 비쌉니다.)

(1) 1070년대에 Urgent care가 생겨났을 때, 의료계에서는

‘그래 편하고 응급실 보다 싼 것은 좋다. 그런데 진료의 연속성과 진료의 질은 어떻게 담보할 것인가’는 식의

회의적인 시각이 있었음.

그러나 지금 미국 전역에 10,000개 이상의 Urgent care clinic이 있으며 중요한 의료 제공자의 하나로 자리 잡았음.

(2) Retail clinic에 대해서도 비슷한 이슈가 제기되었으나 문제가 되지 않음.

현재  미국 전역에 1,500개의 Retail clinic이 있음

(3) Telemedicine 역시 Urgent care와 Retail clinic과 같은 코스를 따라가서 결국에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생각함

 

2. Telemedicine 회사 임원들은 Telemedicine을 통한 비용 절감 효과 (정확하게는 ROI: 투자 대비 효과)를 강조함

(1) 하버드 연구진이 Teladoc과 공동으로 실시하여 곧 발표 예정인 연구 결과에 따르면

Telemedicine 이용자의 25%는 telemedicine이 없었더라면 응급실을 이용하게 되었을 것으로 추정함

이런 비용 절감 효과를 종합하면

환자가 Teladoc의 원격진료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평균 $700의 비용이 절감된는 것으로 추정함

(2) Doctor on Demand 회사 역시 비슷한 지적을 하였고 환자들이 원격 진료에 $1을 사용할 때마다

$7~$15를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함

(3) Towers Watson의 Dr.  Khoury는 보수적으로 추정했을 때

피고용인의 7%가 Telemedicine 서비스를 이용하면 보험자인 고용주는 수지타산을 맞추게 됨 (즉 ROI = 1)

즉 7% 이상이 Telemedicine을 이용하면 투자 대비 수익을 얻게되기 때문에

더 많은 고용주들이 Telemedicine을 도입할 것으로 보았으며 올해말까지 1/3의 고용주에 달할 것으로 추정함

(4) 고용주들이 Telemedicine을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경우 감기 등 소소한 질환으로 인한 진료비를 줄일 수 있어

연간 $6 Billion의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함

 

첫번째 기사는 Telemedicine 자체의 성장 방안 및 전망을, 두번째 기사는 Telemedicine의 효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미국에서는 Telemedicine의 의료비를 크게 절감해 줄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한 value proposition이며

소비자 및 의사의 인식이 개선됨에 따라 크게 확산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Telemedicine의 value proposition은 무엇일까요?

외래 진료는 물론 응급실의 진료비가 워낙 저렴하기 때문에 의료비 절감은 아닐 것입니다.

게다가 의료 접근성이 좋아 의료 오지가 거의 없는 현실에서 환자의 편의성 개선 역시 제한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가치 창출이 제한적인 사업에 정부가 주도적으로 뛰어드는 것은 이해하기가 힘듭니다.

뚜렷한 가치 창출이 없는 원격진료 사업이 어떤 방향으로 흐르게 될지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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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1. 뭐 원격진료를 수출산업으로 육성시킬라니까 그런거지요.

  2. 선생님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ICT기술을 의료에 적용하는 방법이 원격진료만 있는 것이 아닐텐데,
    우리나라에서는 무의미할 원격진료만 추구하는 정부가 답답합니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고 불가능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ICT기술을 의료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페니실린, 마취 기술, X-ray 등과 같이 의료의 ‘결정적 진보’를
    이룰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원격진료를 도입한다해서, ‘결정적 진보’를 찾는데 도움이 될지는 의문입니다.

    •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의료에 ICT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원격진료적인 요소가 없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취지 하에서 제한적으로 규제를 푸는 것은

      좋을 것 같은데 이렇게 무대포로 진행하니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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