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 놈이 온다: 페이스북과 카카오의 헬스케어 진출

작년 9월에 Health 2.0 행사에 갔을 때,

PHR (Personal Health Record: 의료기관이 아닌 각 개인이 의무기록을 보관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면서

주위의 가족이나 친구들의 support를 받고 담당 의사와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몇군데가 발표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미국은 (의료기관에 따라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개인이 의무기록을 다운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진 경우가 있으니 PHR을 개인이 직접 관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환자 본인이 이용하는 서비스에 가족이나 친구 혹은 담당 의사를 가입시키는 것은 어떨까요?

가족이야 기꺼이 가입해 주겠지만

친구 입장에서는 질병을 가진 친구가 여러명일 텐데

그들 각자가 서로 다른 서비스에 가입해 달라고 한다면 가입하는 것도 문제일 것이고

가입한다고 해도 그 많은 서비스를 모두 제대로 이용할 지 의심스럽습니다.

수많은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는 그러기가 더 힘들 것입니다.

 

그때 생각했던 것이, 이런 서비스는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가입한 플랫폼이 아니면

효과적으로 제공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독자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보다는

페이스북 게임처럼 페이스북 API를 이용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아예 페이스북이 독자적으로 제공할 수 있겠다고 보았습니다.

 

단, 가족이나 친구, 담당 의사가 아니라

같은 질환을 앓는 사람과 같이 공통 관심사를 갖는 가입자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를

독자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가능할 것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PatientsLikeMe입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같은 질병을 가진 사람들이 질병의 경과와 복용하는 약물, 부작용 등을 공유하여

환자들 상호간에 정보를 주고받고 지지를 제공하며, 그 질병에 대한 연구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환자 대상은 아니지만 피트니스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SNS인 PumpUp이

가입자를 확대하면서 투자를 받기도 했습니다.

(Mobihealthnews: PumpUp gets $2.4M for fitness social network app)

PumpUp은 사진 기반의 SNS로 가입자가 운동 후나 건강식 혹은 기타 건강 관련 활동에 대한

사진을 올리고 공유하도록 해줍니다.

또한, 본인의 피트니스 목표를 입력하고 운동량을 관리하며, 본인 목표에 맞는  운동을 설계하도록

해주기도 합니다.  올해 7월 기준으로 170만명이 이 앱을 다운로드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며칠 사이에 세계적인 SNS인 페이스북과 국내 최대의 SNS라고 할 수 있는
 
카카오톡이 헬스케어 서비스에 관심을 보인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이를 인용한 한글 기사도 있습니다. ZDnet: “페이스북,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진출”)

 

요약하면

1. 페이스북은 의료 전문가, 기업가들과 미팅을 갖고 연구 조직을 만들어 건강 앱을 테스트하고 있음.

아직은 아이디어 수집 단계임

 

2. 그동안 페이스북은 헬스케어에 관심은 있었으나 더 시급한 사안에 밀려서 우선순위가 떨어졌음.

이제 페이스북은 헬스케어를 통해 이용자들의 페이스북 활용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음

 

3. 페이스북은 당뇨병과 같은 만성 질환자들이 질병 관리에 대한 정보를 찾아

페이스북을 검색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PatientsLikeMe의 성공 사례로 보아도 사람들이 자신의 질병 상태를 공유하려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음

 

4. SNS의 특성 상 프라이버시에 대한 걱정이 있음

 

5. 페이스북은 첫번째 건강 app 을 (Instagram처럼 페이스북이 아닌) 다른 이름을 달고 출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음

(1. 에서는 아직 아이디어 수집단계라고 했는데?)

 

6. 업계 전문가는 페이스북이 (피트니스와 같은) lifestyle이나 wellness는 잘 할 수 있을 것이나,

암과 같은 심각한 질환은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함.

심각한 질환을 대상으로 해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익명성을 보장하고 다른 사용자와 정보를 공유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할 것임

 

7. Reuters 기사에는 나오지 않지만 ZDnet 기사에 따르면

지난 4월 페이스북이 생활 활동, 운동기록에 대한 관련 애플리케이션인 무브스(Moves)를 인수했던 것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진출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사례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제 생각은 6번에 나온 전문가의 의견과 비슷합니다.

 

그동안의 digital healthcare 서비스를 제공할 때

engagement와 motivation이 부족하다는 점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SNS를 이용한 서비스 제공은 이런 단점 극복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Moves를 이용한 것과 같은 일상적인 수준에서의 활동량 공유나

PumpUp이 제공하는 것과 같은 피티니스 공유  서비스에서

이런 점은 결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페이스북이 이미 확보한 엄청난 가입자 수를 생각한다면

엄청난 수의 의사들이 이미 페이스북에 가입해 있을 것이므로

이미 다양한 종류의 원격진료가 허영되어 있는 미국의 경우

페이스북이 원격진료 플랫폼을 출시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애플의 Health나 Healthkit 그리고 구글의 Google fit과 본격적인 경쟁이 일어나게될 것입니다.

애플과 구글 모두 아직은 본격적인 진료 서비스보다는 피트니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가입자들이 이미 수많은 ‘친구’를 두고 있어 engagement와 motivation에서 강점이 있는

페이스북이 경쟁에서 앞서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국내 최대의 SNS인 카카오에서도 헬스케어 사업 진출을 천명했습니다.

지난 10월 1일 다음카카오는 합병 서비스의 출범을 선언했으며

다음카카오의 김범수 의장의 인터뷰 기사에 따르면

우선 그는 모바일과 헬스케어 진출에 대한 관심을 숨기지 않았다.

김 의장은 “오프라인 서비스가 모바일로 옮겨가는 추세가 뚜렷한 만큼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이 분야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모바일과 헬스케어의 결합은 해외 진출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카카오가 해외 진출을 여러 번 시도했지만 문화적 장벽이라는 걸림돌에 제동이 걸렸는데

헬스케어는 문화적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최적의 분야 중 하나라는 것.

그러나 다음카카오 단독진출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라고 나왔습니다.

 

아마 페이스북과 유사한 맥락에서 헬스케어 산업으로의 진출을 생각하는 것 같은데

헬스케어를 통해서 카카오의 해외 진출을 성공시키겠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의문이 듭니다.

경쟁자가 될 페이스북, 애플, 구글은 이미 전세계적으로 플랫폼을 깔아놓고

그 위에서 헬스케어라는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카카오가 헬스케어로의 진출과 해외 시장으로의 플랫폼 확장이라는

두가지 토끼를 잡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이며

특히, 독자적인 헬스케어 서비스 개발 없이 외부 업체와의 파트너쉽만을 통해서

이를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의 시장 점유율이 매우 높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하겠지만,

미국과 달리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하고 있는 국내 상황을 감안하면

카카오의 헬스케어 산업 진출에 힘을 실어줄만한 외부 서비스 업체가

얼마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유명한 서비스 중에 (창업자가 한국 출신이라는 이유로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눔 정도를

제외하고 카카오와의 제휴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업체는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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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글 잘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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