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le Carekit
Apple Carekit

애플의 CareKit 공개: 애플 헬스케어 전략의 세번째 열쇠

지난 3월 21일 애플은 헬스케어 앱 개발 도구인 CareKit을 공개했습니다.

 

그동안 애플은 다양한 모바일 헬스케어 플랫폼을 내놓았습니다.

2014년 6월 공개한 Healthkit 은

아이폰을 비롯한 다양한 장비에 장착된 센서로 부터

헬스 데이터 측정치를 모을 수 있는 플랫폼이었고

2015년 3월 공개한 Researchkit이  연구자들이 애플 제품 사용자를 대상으로 해서

의학 임상 시험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었습니다.

애플은 의학 연구자들이 ResearchKit을 활용해서 여러가지 연구용 앱을 만들어

다양한 성과를 내는 것을 보고 이를 임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도구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고민에서 CareKit이 만들어졌으며

환자 혹은 사용자들이 스스로의 건강을 관리하는 것을 돕는

앱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개발 도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ResearchKit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헬스케어 앱을 만들 수 있습니다.

 

우선, 애플의 보도자료를 중심으로 Carekit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Carekit을 통해서 개발하는 앱은 4가지 모듈로 구성됩니다.

Apple Carekit

Apple Carekit

  • 케어 카드: 개인별 치료 계획 및 활동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약물 복용 여부, 물리치료 실시 여부 약물 복용 여부 등의 활동은 물론 아이폰이나 애플워치의 센서를 통해서 수집한 정보도 자동으로 추적할 수 있습니다. (보도자료에 따로 언급은 없지만 Healthkit 플랫폼에 수집된 정보들 역시 포함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증상 및 측정 트랙커: 증상과 느낌을 기록할 수 있으며 체온 측정도 포함된다고 합니다. 질병의 진행 상황을 측정하기 위한 방법에는간단한 설문조사나 병변에 대한 사진 및 앞선 케어 카드와 마찬가지로 아이폰 센서를 통해서 측정한 값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 인사이트 대쉬보드: 증상과 케어 카드에 나오는 치료 활동을 분석하여 치료가 어떻게 효과를 보이고 있는 지를 보여줍니다.
  • 컨넥트: 사용자들이 의사나 치료팀 및 가족과 건강이나 컨디션의 변화를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케어킷은 한달 뒤에 공개될 예정인데

이미 몇몇 파트너들과 앱을 개발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주요 파트너들을 살펴보겠습니다.

  • Sage Bionetworks와 University of Rochester는 ResearchKit 앱 가운데 하나로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mPower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환자들이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고 치료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앱을 개발 중입니다.
  • (세계적인 암 센터인 MD Anderson Cancer Center가 소속된) Texas Medical Center는 팔백만명에 달하는 환자들의 치료 과정을 돕기 위한 앱들을 개발중이라고 합니다. Texas Medical Center의 보도 자료에 따르면  심장 수술(Cardiothoracic surgery)을 받은 환자의 회복 과정을 돕는 앱을 우선 개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 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는 만성 질환 환자들이 HealthKit에 수집된 측정치를 통해서 더 많은 통찰력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 앱을 개발 중이라고 합니다.
  • One Drop 회사는 당뇨병을 더 잘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앱을 개발중입니다.
  • Glow 회사는 생리 및 배란 주기 관리, 임신 중 건강 관리, 육아 관리를 돕는 앱을 만들었는데 이 중 임신 중 건강 관리를 도와주는 Glow Nurture 앱을 CareKit에 통합시키고 있다고 합니다.

 

CareKit은 앱 회사 혹은 의료기관들이 비교적 손쉽게 환자 관리용 앱을 만들게 도와줌으로써

환자가 평상시에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는 것을 도우려고 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위의 CareKit 파트너들을 보면 몇몇 병원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환자가 병원에서 만든 CareKit앱을 사용할 때 의료진이 얼마나 개입할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앱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Texas Medical Center의 보도자료

MIT Technology Review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살펴보겠습니다.

Texas Medical Center가 만드는 심장 수술 후 관리 앱의 경우

병원의 전자의무기록과 연결됩니다.

전자의무기록과 연동되지 않는 경우 의사들이

‘Fitbit’처럼 생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연동이 되기는 하지만 Texas Medical Center 관계자들은

이 앱이 기존과 같은 진료를 대체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환자가 수술 부위의 사진을 찍어서

의료진의 확인을 받는 것과 같은 기능은 들어가 있지 않으며

환자가 앱에 기록한 내용에서 이상이 발견된다고 해서

의료진이 별도로 환자에게 연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관계자들은

이 앱은 환자에게 추가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의료진에게 연결되도록 함으로써

더 많은 데이터와 정보를 통해서 진료의 수준을 높이는 것에 목적이 있다

라고 언급하였습니다.

적어도 현재로서는 CareKit은 환자가 따라야할 일을 잘 따르고 있는 지를 확인하고

환자 스스로 평소 증상을 기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의사가 더 잘 진료할 수 있도록 도우며

환자가 자신의 건강 상태를 더 잘 이해하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다만 환자마다 지켜야할 사항들이 다를 것인데

전자의무기록 내용이나 의사의 처방에 따라서

케어카드나  증상 및 측정 트랙커에 들어갈 내용들이

자동으로 개인 별 맞춤으로 제공될 것인지는 궁금합니다.

 

이런 특징을 가진 CareKit은 애플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첫째, 환자가 스스로 기록하는 건강 관련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었습니다.

애플의 HealthKit이나 구글의 플랫폼인 Google Fit,

그리고 존재감이 약하긴 하지만 삼성전자의 플랫폼인 S-Health 모두

플랫폼에 참여한 앱 혹은 기기들이 측정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수집하고

서로 공유하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식단이나 생리 주기와 같이 사용자가 입력한 데이터를 다루기도 하지만

이는 전체 데이터 중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못했습니다.

 

CareKit의  케어카드와 증상 및 측정 트래커는

질병 자체 증상이나 약물 복용에 따른 부작용과 같이

의학적으로 중요하지만 기존 시스템으로는 수집하기 어려운 정보를

수집할 수 있습니다.

HealthKit이 수집한 객관적인 측정치에 환자의 느낌을 더함으로써

환자의 상태를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의학이 각종 검사에 의존함으로써 환자 보다는 질병에 집중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의미있는 시도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애플은, 뒤에 앉아서 조용히 이들 정보를 수집하고 있을 것입니다.

바로 이 부분이 애플이 노리는 점일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서 사용자가 입력한 정보와 그에 대해 앱 개발자가 제시하는 인사이트를 쌍으로 수집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앱들은 측정 정보를 HealthKit과 공유하기는 했지만

정보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결과를 제시하는 부분은

앱 내부에서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CareKit을 사용해서 앱을 만들면 인사이트 대쉬보드에 해당하는 부분까지

모두 수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앱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추정입니다.)

이렇게 되면 애플은 어떤 정보 혹은 측정치가 있을 때 어떤 것을 제시하는 지를  묶어서 수집할 수 있게 되는데

이를 애플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딥러닝을 통해 학습시킬 수 있을 것이고

그 결과로 모바일 상 헬스케어 전반을 장악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아 보입니다.

 

세번째로 생각해 볼 부분은 당뇨, 고혈압, 우울증 등 기존의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들이 관심을 가졌던 영역 이외의

틈새 질환 영역에 대한 앱 개발을 가속화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직 디지털 헬스케어의 비지니스 모델이 뚜렷하게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여러 회사들은 당뇨, 우울증과 같이 시장 규모가 크고, 그나마 비지니스 모델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영역에 집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

현재의 시스템에서 Texas Medical Center가 CareKit을 사용해서 개발 중인

심장 수술 후 관리 앱과 같은 서비스는

환자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돈을 벌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애플은 CareKit을 통해서 헬스케어 앱 개발 아이디어는 있지만

개발 비용을 충당하기 힘든 여러 기관들이 앱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판을 깔아주는 셈입니다.

애플로서는 모바일 헬스케어 생태계를 풍성하게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물론 몇가지 이슈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앞서 다룬 것처럼 앱 개발의 틀을 제공하는 것은 다양한 틈새 앱들이 나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질병 혹은 환자별 특성에 따른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수술 후 환자 관리와 같이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명확한 문제에 집중할 때에는

이런 틀이 별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뇨병과 같은 만성 질환에서와 같이

환자의 행동 변화를 유도해서 이를 장기간 유지해는 것이 중요한 경우에도

짜여진 틀위에서 제공하는 것만으로 충분한 효용을 제공할 수 있을 지 의심스럽습니다.

CareKit의 파트너 가운데 당뇨병, 우울증 등을 대상으로 한 앱을 만드는 곳들이 있는만큼

지켜볼 일 입니다.

 

또 한가지 생각해 볼 것은 CareKit으로 만든 앱이 FDA가 규제 대상이 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CareKit 자체는 앱을 만들기 위한 도구이기 때문에 규제 대상이 아니지만

이를 통해서 만들어진 앱은 종류에 따라서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인사이트 대쉬보드에 나오는 내용이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위에서 다룬 MIT Technology Review 기사는 이 점을 짚고 있습니다.

 

단순히 정보를 보여주는 것은 규제 대상이 아니지만

진단 혹은 구체적인 진료 방침을 제공하는 것은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혈당 측정과 같은 검사 방법 역시 규제 대상이 됩니다.

파킨슨병과 같이 혈액 검사와 같은 객관적인 지표가 아니라

증상을 통해서 진행 정도를 판단하는 질병의 경우 이런 구분이 애매해질 수 있습니다.

 

ResearchKit을 통해서 시행하였던 것과 같이

파킨슨병의 증상을 스마트폰을 통해서 수집하고  평가하는 것이

규제 대상이 되는 지는 불확실합니다.

이에 대해 애플의 COO인 Williams는 이론적으로

스마트폰으로 (건강 관련) 정보를 수집한 것이 종이에 (증상을) 기록한 것과 다를 것이

없기 때문에 규제 대상이 아니라고 언급하였습니다.

mPower app (출처: www.fastcompany.com)

mPower app (출처: www.fastcompany.com)

그런데 ResearchKit으로 개발된 파킨슨병 연구 앱인 mPower에서

파킨슨병 증상을 추적하는 위의 방식을 보면

모바일로 수집한 정보와 종이에 증상을 적는 것을 같은 수준으로 생각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위의 그림 좌측에서처럼 20초간 두 점을 반복해서 손가락으로 두드리는 것이나

가운데 그림에서처럼 가능한 길게 ‘아~’하는 소리를 내도록 하는 것의 경우

이를 정확하게 측정하지 못한다면

파킨슨병 관리에 큰 차이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FDA 입장에서는 규제 대상으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특히 mPower 앱을 통해서 모바일을 통한 파킨슨병 정보 수집이

진료실에서의 검사 방법에 얼마나 필적하는 지를 연구한 것에 대한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CareKit을 통해서 바로 환자에게 적용하려고 하는 것은 위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애플은 mPower 앱의 결과가 언제쯤 임상적인 도구가 될 수 있을 지에 대해서

신경과 의사들에게 자문을 구했는데

우선 더 많은 데이터를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며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규제의 이슈는 CareKit으로 만든 앱에 국한된 문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ResearchKit의 연구 성과를 CareKit에 접목하는 과정에서

mPower와 같은 이슈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애플이 워낙 ‘팬시한’  회사이다 보니

HealthKit -> ResearchKit -> CareKit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면

애플은 엄청난 헬스케어 전략을 짜놓고 하나씩 실행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애플에서는 그렇지 않다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MIT Technology Review에 실린 기사에 따르면

애플의 Chief Operating Officer인 Jeff Williams는

ResearchKit을 통해서 나온 파킨슨병 환자의 증상 추적 앱인 mPower의 성공을 지켜보면서

이것이 언제 임상적인 도구(Clinical tool)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해 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다루었던 것처럼

애플이 자문을 구한 신경과 의사들은 우선 더 많은 데이터를 연구해보아야 하며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했다고 합니다.

작년 12월 Williams는 파킨슨병 앱을 서둘러 내놓기로 결정하였고

이후 파킨슨병 앱 하나를 내놓기 위해 시작한 일이

CareKit이라고 하는 앱 개발 툴로 확대되었다고 합니다.

같은 기사에서 애플의 2인자인 Williams가

애플의 헬스케어 전략은 지난 2년간 거의 우연으로 (almost by accident) 생겨났다고 하면서

이렇게 언급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헬스케어를 위한 거대한 계획과 함께 시작하지 않았으며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흘러갔다.

(We didn’t start with a grand plan to say Apple is going after health.

It really happened organically)

 

마치 ‘우리는 전략같은 것 안짜고 닥치는대로 일을 해도 이 정도는 하거든’하고

자랑질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과연 애플의 모바일 헬스케어 전략의 진실이 무엇일 지는 애플 내부자들만 알고 있을 것 같습니다.

 

CareKit은 애플의 모바일 헬스케어가 실제 사용자에게 구체적인 도움을 주기시작하는 시발점이 될 것입니다.

HealKit을 통해서 모으고, ResearchKit을 통해서 유용성을 검증한 결과를

본격적으로 펼쳐놓기 시작하는 장이 될 것입니다.

이로써 애플은 구글, (그리고 애플이 모바일 헬스케어의 경쟁자로 생각하고 있을 지 의문이지만) 삼성을

한번 더 앞지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다만, CareKit의 고정된 틀만으로 다양한 종류의 헬스케어 문제를 모두 다루는 것은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애플은 그 이후를 고민하기 시작했을 것이며

특히 삼성과 같은 후발주자 입장에서는 그 길을 애플보다 빨리 찾아내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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