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미국에 학회를 다녀올 일이 있어서 여행 중에 읽고 버릴 후보 책으로 사서 읽은 책입니다.

계획대로면 미국에 버리고 왔어야 하지만 책을 읽다 보니 꼭 후기를 남겨야할 것 같아서
무거운 짐 속에 꼭 꼭 넣어서 악착같이 가지고 왔습니다.
이 책은 경영학에서 이야기하는 경영 사례 (case study) 16가지와 경영 사례 이후에 어떤 일이 있었는 지를 정리한 책입니다.
아주 유명한 회사들  외에 뱅앤올룹슨, 마블 등 자주는 아니지만 한번쯤 접할 만한 회사들에 대해 다루었다는 것이
장점으로 보입니다.
하버드비지니스스쿨 등 주요 경영대학원에서 발간한 케이스 스터디를 요약하여 각 기업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 지를
보여주고 이후에 어떻게 되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책에 대해서 세가지 놀랐습니다.
1. 책 표지에 보면 ‘전경련 IMI 조찬포럼 CEO 추천도서’라고 되어 있는데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잡지 기사나 다른 책에서 흔히 보지 못한 사례들을 다루었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내용의 깊이가 매우 얕습니다.
이책의 서문에서 ‘케이스를 통해 기업들의 과거 고민을 불러내고 그 이후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건 의미있는 과정이다’라고
했는데 딱 거기 까지 입니다.
즉 책 제목처럼 어떻게 결정했는지 – 어떤 고민을 했고 어떤 과정을 통해서 결정에 이르렀는지-를 다룬 내용이 매우 빈약합니다.
그남 판도라 라디오 케이스에서 Freemium 모델에 대해서 설명한 것 정도가 그런 결정 과정에서 어떤 것을
고려해야하는 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게다가 갑자기 해당 회사의 역사가 나오는 등 내용이 좀 중구난방입니다.
감히 평가하건데 경영학 개론을 배운 대학생이 흥미삼아 읽을 만한 수준입니다.
전경련의 CEO들이 공부삼아서 볼 책은 아닌 것 같습니다.
2. 위의 이유 만이라면 굳이 한국까지 열심히 싸들고 와서 이런 후기를 쓰지는 않을 것인데 더 결정적인 것은
제가 그동안 읽은 경영 전략 서적 가운데 최고 수준이라고 생각하는 책의 내용을 빌려와 놓고서 출처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 책은 바로 ‘코피티션’이라는 책인데 블로그를 통해서 소개하려고 벼르기만 하고 아직 행동에는 옮기지 못했습니다.
한글판을 읽고 나서 내용이 너무 훌륭해서 영어판으로 또 읽은 책입니다.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에서 P&G를 다룬 사례 끝 부분에 ‘경쟁competition에 협력cooperation을 더할 때
코피티션coopetition이라는 포지티브섬 게임이 형성되어 더 크게 이길 수 있는 것이다’라는 말을 하고 있으며
그 장 말미에 저자의 생각을 정리한 ‘ 경영자의 생각노트’에는 아예 세 페이지에 걸쳐서 ‘코피티션’ 책의 내용을
세페이지에 걸쳐서 요약하고 있습니다.
책 본문은 물론이고 책 말미의 참고 서적에 ‘코피티션’책은 전혀 나와 있지 않습니다.
3. 결정적으로 놀란 것은 교보문고 홈페이지의 서평입니다. 평균 평점 별 다섯개로 서평들이 호평 일색입니다.
아마 대부분 경영에 관심이 있는 대학생 혹은 사회초년생들이 작성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책의 저자가 5명인데 모두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혹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것으로 보아
대학교 학부 때 경영 동아리를 같이 했던 선후배들이 모여서 의미있는 작업을 한번 해보자 하는
차원에서 쓴 책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종합해보건데 경영에 관심이 있고, 시간이 많은 대학생, 사회초년생들이 한번쯤 읽어보기에 나쁘지 않을 것 같고
경영 전략에 대해서 이미 많은 책을 읽은 사람이 굳이 읽을 필요는 없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소개하고 싶은 코피티션 책은 꼭 한번쯤 읽어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Comments

comments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