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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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러블의 시대는 끝났는가?: JAMA 논문 분석

제목만 보고도 어떤 논문을 말하는 지 아실 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2016년 9월 22일자 JAMA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학술지에 실린

논문 한편이 디지털 헬스케어 업계를 강타했습니다.

Effect of Wearable Technology Combined with a Lifestyle Intervention on Long-term Weight Loss

라는 제목의 연구로 웨어러블을 착용시킨 군이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서

체중 감량 효과가 적었다는 결론이 알려지면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JAMA abstract

JAMA abstract

초록에 실린 위의 결과를 보면 명쾌해 보입니다.

기존 방법으로 했을 때는 5.9kg이 빠졌는데 웨어러블을 썻더니 3.5kg밖에 안빠졌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와 관련해서 ‘Your fitness tracker is — wait for it — keeping you fat!’ 다소 선정적인 제목의 글이 나오기도 했고

Despite reports, your Fitbit likely won’t hinder your weight loss efforts 라는 제목으로

이를 반박하는 글이 실리기도 했습니다.

페이스북 타임라인에서도 꽤 많은 분들께서 이 논문에 대한 코멘트를 남기셨습니다.

 

Endeavor Partners 컨설팅 회사에서 발표한 웨어러블의 지속 사용률

웨어러블과 관련된 논의에서 지속적으로 언급되는 것 처럼

이 논문의 경우 향후 지속적으로 언급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논문의 내용을 좀 더 확실하게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모든 논문은 해당 임상 시험이 이루어진 조건 하에서 그런 결론이 나왔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해당 논문의 조건과 특징을 확인하고 그 결과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한 후에야

결론의 확장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1. 연구 방법

jama-werable

jama-werable

(1) 연구 방법과 결론을 간단히 정리하면 위의 그림과 같습니다.

이 연구는 참가자 모두에게 동일한 방법을 써서 체중을 감량시킨 다음

웨어러블 사용군(=실험군)과 그렇지 않은 군 (=대조군)으로 나누어서

체중 감량 효과가 얼마나 더 지속되는 지를 보았습니다.

 

논문 내용만 읽어 보면 각 군에서 어떤 intervention을 실시했는 지가

좀 애매하게 나와있는데

해당 논문 사이트에서 함께 제공하는 Supplement 1에 좀 더 주체적으로 나와 있으며

위의 그림은 이를 재정리한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6개월간 두 그룹 모두에 동일한 체중 감량 방법(주 단위 그룹 세션)을 적용하고

6개월 부터는 양쪽 모두에 문자, 전화, 그룹 세션을 진행하면서

실험군에는 웨어러블을 주고, 대조군에는 주지 않으면서 초기 6개월 간의 체중 감량이

얼마나 지속되는 지를 보았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1) 이 연구는 체중 감량 효과를 본 것이 아니라

동일한 방법을 써서 6개월 간 체중을 감량시키고 나서

18개월 간 웨어러블 사용군과 그렇지 않은 군 사이에 체중 감량 유지 효과를 보았다는 점

(즉, 체중 감량 후 요요 효과가 얼마나 있는 지를 보는 연구라는 점)

 

2) 대조군과 웨어러블 사용군 간의 차이는

웨어러블을 지급했느냐 아니면 웹사이트를 통해서 식이와 운동을 기록하고 모니터링 하도록 했느냐하는 점인데

이와 관련해서는 의견이 엇갈릴 수 있습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사실상 웨어러블 자체의 효과 여부를 보았다고 할 수도 있고

또 다른 체중 감량 방법과 웨어러블을 비교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전자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2) Primary outcome을 살펴보면

6개월의 동일한 체중 감량 프로그램 종료 후에 체중 감량 효과는

두군 모두 유사한 정도였습니다. (이때까지 같은 방법만 썼기 때문에 당연합니다.)

6개월 시점부터 두 그룹 간에 체중 감량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차이나기 시작하며

24개월 종료 후에 대조군은 5.9kg (=6.4%)감량, 실험군은 3.5kg (=3.6%) 감량되어

대조군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더 많은 체중 감량을 유지하였습니다.

 

2. 사용한 웨어러블

이 연구에서 사용한 웨어러블은 BodyMedia라는 제품입니다.

BodyMedia

BodyMedia (출처: 아마존닷컴 제품 소개 사진)

Bodymedia FIT Weight Management Display

Bodymedia FIT Weight Management Display (출처: 아마존닷컴 제품 소개 사진)

 

저도 이번에 처음들어본 회사이고 많은 분들이 그럴 것 같습니다.

현재의 일반적인 웨어러블 제품들이 대부분 손목에 차는 형태인 반면

위에 있는 그림과 같이 상박 (upper arm)에 두르는 형태입니다.

그리고 이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장비가 아래 그림과 같은 형태로 별도로 공급됩니다.

Mobihealthnews 기사에 따르면 2013년 4월 조본이 BodyMedia 회사를 인수했으며

이후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다가 2016년 1월 앱 및 웹 등 제품에 대한 지원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합니다.

상박에 두르는 제품의 특성 상 사용하기가 불편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핏비트 같이 요새 유행하는 제품이 아닌 이 제품을 사용한 것은

연구를 실시한 시기와 연관이 있어 보입니다.

이 연구는 2010년 10월에서 2012년 10월 사이에 대상자를 모집하여 2년간 시행하였습니다.

즉, 2010년 경에 연구 방법을 확정지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이로 인해서 발생한 또 다른 문제는 모바일이 아닌 웹 베이스로 연구가 이루어졌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웨어러블 사용군의 경우 웨어러블에 부착된 디스플레이 혹은

회사 웹사이트를 통해서 (through a small display or through web-based software developed

by the manufacturer) 활동량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웨어러블 제품 자체 못지않게 동반된 앱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부분입니다.

과학적인 방법론을 사용한 연구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지만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른 분야에서 6년 전 기술을 사용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논문의 Discussion에서 이 점을 언급하는데 과거 연구에서 손목에 차는 Fitbit Zip의 정확성이

팔뚝에 차는 BodyMedia에 비해서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왔음을 함께 언급합니다.)

 

3. 연구 참여군의 특성

연령과 성별을 기준으로 대조군과 연구군을 Randomization하였는데

여성이 77.2%입니다.

아직도 여성들이 wearable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4~6년 전에, 그것도 팔뚝에 차는 형태의 제품에 적응하기 힘든 경우가 많았을 것 같습니다.

다만, 18~35세 (평균 30.9세)의 젊은 층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은 함께 고려해야할 것입니다.

 

논문에서는 웨어러블을 얼마나 열심히 사용했는 지와 관련해서

웨어러블을 하루 이상 착용한 191명을 놓고 볼 때

착용한 날의 중간 값이 (median days worn) 170.0일이라고 합니다.

착용 기간이 1년 반인 것을 감안하면 이 중간값은

일주일에 이틀 정도 착용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웨어러블을 착용한 날’ (on days that the device was worn)에

착용 시간 중간 값이 (median wear time)은 241.1분이라고 나옵니다.

즉, 중간값을 기준으로 할 때 일주일에 2번 사용했고 사용한 날에는 보통 4시간 정도 썼다고 할 수 있습니다.

18개월 간 실시한 연구라는 점을 감안해야하겠지만

아주 열심히 썼다고 말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4. 결과

먼저 outcome 측정 방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연구 시작 시와 6, 12, 18, 24개월 후에 각각 측정하였습니다.

체중, 체성분, 심폐 기능을 측정하였고

식사량은 지난 1개월간의 식이를 평가하였고 사용자가 웹에 입력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활동량(Physical Activity)은 1주일간의 관찰기간 동안 portable device를 착용시켜서 평가하였습니다.

관찰기간동안 4일 이상에 걸쳐서 하루에 10시간 이상 사용했을 때 유효한 것으로 판정하였습니다.

비활동 시간(Sedentary time)도 평가했는데 활동량 측정과 마찬가지의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Primary outcome인 체중 감량에 대해서는 위에서 언급하였고

Secondary outcome에 대해서 살펴보면

또한 지방량(fat mass), 근육량(lean mass), 지방률(percent body fat),

뼈 미네랄 함량(bone mineral content 및 bone mineral density), 심폐 기능(cardiorespiratory fitness)이 모두

두 그룹 간에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들이 모두 차이가 없으면 체중 차이는 왜 발생했을까요?)

 

또한 흥미롭게도 두 그룹 간에 신체 활동량(Physical activity)과 식이(dietary intake)가 차이를 보이지 않습니다.

즉, 다이어트 후 요요 효과에 차이가 발생했는데

이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인자가 차이를 보이지 않는 당혹스러운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저자들은 도저히 모르겠다의 다른 표현인

‘the reason for this difference … warrants further investigation’이라고 말합니다.

 

5. 결론

앞서 언급한 것처럼 모든 연구 결과는 기본적으로 연구가 이루어진 세팅에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연구의 세팅과 관련해서 다양한 의견들이 있으며

어느 한쪽이 옳다고 이야기 하기 힘든 부분이 많습니다.

웨어러블을 좋아하는 분들과 그렇지 않은 분들이 각각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이 연구의 결과를 인용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가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지적하시는 것처럼 이 연구의 결과를 지금 현재에 적용하는 것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사용한 장비가 구리지 않느냐 하는 것입니다.

arm band 형태의 제품을, 그것도 모바일 앱 없이 사용했다는 점은 분명 큰 한계입니다.

저자들은 arm band가 손목형 제품 보다 정확도가 높다는 점을 지적했지만

웨어러블에서 센서의 정확도보다 사용자의 행동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제품의 한계는 명확합니다.

또한,  웨어러블 사용 군이 그리 열심히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도 감안해야 합니다.

웨어러블 사용 군은 중간값 기준 일주일에 이틀 정도 하루에 4시간 정도 사용했습니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생각해 볼만한 점이 있습니다.

우선 웨어러블을 열심히 쓰지 않은 점을 놓고

‘웨어러블 열심히 쓰면 더 효과가 좋을 것인데 아깝다’고 말하기는 힘듭니다.

제품의 사용자 친화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교적 강제성이 있다고 할 수 있는  연구 세팅에서 이 정도 사용할 정도면

일반적인 환경에서 얼마나 열심히 쓸 지 의심스럽습니다.

웨어러블의 지속적인 사용 여부는  여전히 중요한 문제로 남습니다.

 

또한 앱 기능이 떨어지는 웨어러블의 경우

사실상 이 연구에서 사용한 BodyMedia 암밴드와 유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즉, 단순히 측정에 집중하는 웨어러블은 오히려 체중 감량 유지에 해로울 지도 모릅니다.

이와 관련해서 이야기 되는 가설 중 하나는

웨어러블을 착용하는 것만으로 체중감량을 위한 노력을 다했다는 느낌을 받게 되어

실제 체중 감량을 위한 노력을 소홀히 하지 않았을까 하는 것입니다.

 

이 가설이 사실이라면 두 그룹 간에 신체 활동량(Physical activity)과 식이(dietary intake)이

차이가 없다는 점이 이상합니다.

이때 고려해야 할  것은 신체 활동량과 식이를 측정한 방법입니다.

식이는 사용자의 기록에 의존했고 신체 활동량은 6개월에 한번 1주일간 포터블 장비를 착용해서 측정했습니다.

즉,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식이 기록을 조작하거나

포터블 장비를 착용할 때만 평소보다 열심히 움직이는 척 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한가지 생각해 볼 것은 (이 논문의 discussion에서 언급된 것처럼)

체중 감량에 다양한 기술을 접목한 기존 연구들이 보통 3~9개월간 시행하였고

이 경우, 유의미한 체중 감량 효과를 냈다는 점입니다.

즉, 아직 충분한 증거가 없기는 하지만 웨어러블이 초기 체중 감량에 효과가 있지만

체중 감량 이후 체중 유지에는 효과가 적은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볼 여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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