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의 비극

한동안 포스팅을 안하고 해서 개인적인 생각을 좀 써볼까 합니다.

의사가 아닌 자리에서 의사들과 일하면서 답답하다는 느낌을 받는 일이 많았습니다.

의사로 일할 때도 자주 느끼는 부분이며, 다음 아고라 등 의사가 아닌 분들과 의사들이 의견을 주고 받는 곳에서도 자주 느낍니다.

개인적으로 두가지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1. 사회화가 덜됐다는 것입니다.

병원 경영진 등 소위 리더십을 발휘해야하는 자리에 있는 의사들과 일할 때 자주 느끼는 것인데

리더십은 어느 날 단기 훈련을 받는다고 해서 갑자기 생기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업에서 높은 자리에 올라간 분들 중에도 리더십이 부족한 분들이 있기는 하지만 의사들 보다 그 비율은 훨씬 낮은 것 같습니다

제 생각으로 의사는 전문가로 수련받는 기간이 너무 길어서 정상적인 사회화 과정을 거치지 못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기업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서 대리, 과장 등의 과정을 거쳐 임원을 달고 더 높은 자리까지 올라가신 분들이

겪게되는 ‘사회화’ 혹은 ‘리더십 체득’ 과정을 거치지 못하는 것이지요

길고긴 의과대학, 수련의 기간에는 대개 일방적으로 지시를 받는 입장에 있다가 이후에는 일방적으로 지시를 하기만 하는 입장에

있다 보니 주위 사람들에게 동기 부여를 하고 공통의 목적을 위해서 함께 움직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훈련을 받을

기회도, 시간도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병원 경영을 의사들이 하는 것이 과연 맞는 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기회가 된다면 별도의 글을 쓰려고 합니다.)

2. 진료가 의료의 전부인 줄 안다

진료가 의료에서 중요한 부분인 것은 맞지만 의료의 전부는 아닙니다.

다수의 의사는 진료의 전문가일 뿐이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보건 경제, 정책, 역학, 통게 등 다양한 분야가 의료의 중요한 축이고 또, 현실적으로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이런 분야들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 현실임에도 이를 부인 혹은 무시하고 ‘진료 현장도 모르는 것들이 의료 방향을 결정한다’는

비난을 늘어놓는 경우가 흔합니다.

약품들의 보험 적용 여부 같은 것은 결국 어느 정도 선까지 진료를 하도록 해주겠다는 일종의 사회적 합의임에도

많은 진료 의사들이 ‘환자에게 최선을 다해야한다’는 것을 명분으로 해서 건강보험 공단, 심평원을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쓰다보니 다소 개념적인 내용에 치우쳤는데 조만간, 제가 읽었던 최고의 논문이라고 생각하는 글을 중심으로

좀 더 구체적인 내용들을 올려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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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1. 진료만을 최선으로 생각하는 의사는 없습니다..최소한 젊은 의사들 사이에서는요
    하지만 진료조차도 최선을 다하지못하게 만드는 사회시스템에 불만을 품는것이지요
    그리고보험여부가 사회적합의라고하시는데 사회적합의가 아니라 일방적 강요이자 통보이지요
    이런 점을 인식하는 전문병원경영인이 드물기에 경영적인 한계가 생기는 것입니다

  2. 재활의학과의사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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