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rce: http://driving.ca/toyota/auto-news/news/the-art-of-the-dream-car-as-envisioned-by-kids

자동차의 특성에 맞춘 디지털 헬스케어

스마트폰을 통해서 인간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시대를 넘어서

모든 사물에 센서를 탑재하여 인터넷으로 연결하겠다고 하는 사물인터넷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IT 기술과의 연결과 관련해서 가장 주목받는 곳 중 하나가 자동차입니다.

전기자동차 회사인 테슬라는 상당 부분 자율 주행이 가능한 차를 내놓았으며

구글은 이미 2009년부터 무인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으며 벌써 백만 마일 이상을 시범 운행하고 있습니다.

또, 무인 주행 혹은 자율 주행에 이르기 전 단계로

운전, 주행, 주차의 안전 혹은 편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IT 기술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최근 사물인터넷이 붐을 이루기 전부터

디지털 헬스케어를 자동차에 접목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졸음 운전자 검출/각성 시스템 (Drowsy Driver Warning System) 입니다.

영문 위키피디아 사이트를 보면

운전 패턴 모니터링, 차선 모니터링, 운전자 눈/얼굴 모니터링, 운전자 생리 변화 모니터링 등의

방법을 주로 사용합니다.

이 가운데 디지털 헬스케어와 직접 연관되는 것은 운전자 생리 변화 모니터링인데

아직까지 널리 사용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다른 종류의 모니터링들은 다양한 자동차 회사들이 주로 고급 차량을 중심으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2011년 경부터 디지털 헬스케어를 자동차와 접목하기 위한 본격적인 시도들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포드는 지난 2011년 5월 내장된 센서를 통해서 심전도를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 좌석을 공개했습니다.

전통적인 심전도 측정기는 물론 AliveCor와 같은 모바일 심전도 기기 역시

센서에 맨 살을 갖다대어야 심전도 측정이 가능한 반면

이 좌석은 옷을 입은 상태에서 자리에 앉기만 해도 심전도를 측정해줄 수 있다고

해서 흥미를 끌었습니다.

(자동차 시동을 걸기 전에 심전도 측정을 위해서 웃통을 벗어야 한다면

우습겠지요)

기존의 심전도 측정기 처럼 12개의 이미지를 얻지는 못하고

AliveCor처럼 1개의 이미지만 얻는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지만

운전자가 따로 신경쓰지 않고도 운전 중에 심전도 모니터링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습니다.

 

2011년 5월에 포드는 당뇨병 관리 앱인 BlueStar로 유명한 WellDoc과 제휴를 맺고

WellDoc의 만성질환 관리 솔루션을 차 내 환경에 결합시키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심부전, 천식, 당뇨병 등 WellDoc이 목표로 삼는 질환들을 대상으로 하며

예를들어 운전자가 천식이 있을 때 차 밖의 천식 유발 물질 공기 농도가 높으면

자동으로 자동차 창문을 닫고 공기 정화를 시작하는 식으로 운전자 건강 관리를  돕는 식입니다.

 

이후 2012년 6월 에 보도된 내용을 보면

포드는 자동차 핸들을 통해서 운전자의 체온과 심박수, 그리고 차 내 온도를 측정하고

안전벨트를 통해서 호흡수를 측정하는 기술 역시 개발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포드가 스마트 좌석을 공개한 것과 비슷한 시기에

도요타는 심전도를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 핸들을 공개했습니다.

이 역시 1개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으며

(1개의 이미지만 얻는 특성 상) 부정맥을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발표되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아직까지 그 결과는 신통치 않아 보입니다.

포드와 WellDoc의 제휴는 별다른 후속 조치가 없으며

특히 WellDoc에서 당뇨병 관리 앱인 BlueStar 이외에 다른 만성 질환을 위한 제품을

내놓지 못하면서 애초 계획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힘들어 졌습니다.

또한 포드가 개발한 스마트 좌석의 경우 공식적으로 개발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리게된 이유 중 하나는 심박수를 비롯한 여러가지 생체 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싸고 다양한 제품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현대차가 개인용 스마트밴드를 활용해

디지털 헬스케어 기능을 자동차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 개발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포드와 마찬가지로 자동차 자체에 센서를 탑재하는 것 보다는

운전자가 평소에 사용하는 웨어러블 혹은 스마트워치를 활용하고

그 데이터를 차량 시스템과 연결시키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같은 자동차 회사들의 움직임은 일견 타당해 보입니다.

자동차 회사들은 헬스케어 센서 기술이나 데이터 처리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웨어러블이나 스마트워치가 거의 하루 종일 생체 신호를 수집하는 반면

차 안에 있는 동안에만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는 점도

차량 내 센서를 비교 열위라고 판단하는 근거로 작용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자동차 회사들은 자동차 안에 센서를 부착해서 독자적인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보다는

위의 기사에 나온 현대차의 전략처럼

기존 웨어러블이나 스마트워치가 측정하거나

애플이나 구글 삼성 등의 IT 회사가 수집한 정보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 최선일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생각입니다.

외부 업체들은 자동차만의 특성 혹은 장점을 이해하거나 살리기 힘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동차의 가장 큰 특성은 수동적인 데이터 수집이 용이하다는 점입니다.

이는 웨어러블이나 스마트워치의 단점이기도 합니다.

걸음걸이나 소모 칼로리량, 수면 시간 및 질을 손쉽게 측정해주지만

웨어러블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적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웨어러블을 사용하는 것을 남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직 많고

큰 맘먹고 구입한 사람들도 몇 달 이상 쓰는 경우가 흔치 않습니다.

사용자가 얼마나 지속적으로 사용할 것인가하는 문제는

활동량 측정계의 대표 주자인 핏빗이 공개한 자료를 분석한

과거 포스팅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반면 자동차는 사용자가 여러 지점과 밀착한 상태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수동적인 데이터 수집이 용이합니다.

앞서 언급한 포드나 도요타가 시도했던 것과 같은

핸들, 안전벨트 및 좌석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하루에 1~2시간 정도만 측정할 수 있다는  한계는

사용자가 의식하지 않는 상태에서

수천만~수억명의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수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상쇄할 수 있다고 봅니다.

 

특히, 심전도나 혈압 같은 본격적인 헬스케어 센서를 탑재한 제품의 경우

제품 사용의 결과로 얻은 데이터를 분석해서 알고리즘을 만들어 내기 전에는

소비자가 효용을 느끼지 못해서 그 제품을 구매할 이유를 못느낄 수 있는

일종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져냐 하는 딜레마에 처할 수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전 포스팅 ‘의료 빅데이터가 가져올 변화와 회사들의 접근 전략’에서 다룬 바 있습니다.)

자동차에 센서를 탑재하기만 하면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건강 데이터를

헌납하게 된다는 점은 아직 대중화 되지 못한 각종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가 갖지 못한 큰 장점입니다.

 

예로 들었던 심전도나 혈압의 경우 센서 기술은 상당히 발전했지만

아직 일반적인 소비자들이 굳이 사용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는데

자동차에의 탑재는 이 상황을 단번에 해결해 줄 수 있습니다.

만약 현대차가 손목시계 형태로 혈압과 산소포화도를 측정할 수 있는 웨어러블 제품을 만드는

국내 회사 휴이노를 인수하거나 그 기술을 자사 자동차에 접목할 수 있다면

(Disclaimer: 저는 휴이노와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매우 흥미로운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여 운전자들의 건강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스마트폰 케이스 형태의 심전도 측정기를 내놓았고

애플워치의 시계줄 형태로도 시제품을 만든 바 있는

AliveCor 역시 이렇게 자동차에 탑재함으로써 대량의 데이터를 수집하여

기존 의학이 알지못하는 알고리즘을

(예를 들어 기존 의학은 심근경색 발생 이후의 심전도 변화만 알고 있는데

심근경색 발생 직전의 심전도 변화를 찾아낸다던지 하는…)

만들어낼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웨어러블과 같은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를 사용하게된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현재의 고령층이 사용하게될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는 점도 감안해야할 것입니다.

인구 고령화가 진행하면서 운전자 중에 IT 제품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을 것인데

자동차가 이 분들의 생체 신호를 수집하고 건강 관리를 해줄 수 있는

몇 안되는 수단이 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뒤에서 다루겠지만 생체 신호와 안전 운전 시스템의 연계라는 측면에서도

이는 중요한 이슈가 될 수 있어 보입니다.

 

또 한가지 고려할 점은 (지속적이지 않고) 단속적인 데이터 수집이

치명적인 단점은 아닐 수 있다는 부분입니다.

현대 의학에서는 하루 한두번 지속적으로 측정하는 것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혈압이나 혈당의 경우 하루 종일 측정하면 분명 질병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겠지만

다수의 환자들은 그렇게 까지 측정하지 않아도 충분합니다.

또, 일부 웨어러블 기기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 질환의 경우

장기간에 걸쳐서 서서히 나빠지기 때문에

굳이 이를 진단하고 감시하기 위해서 하루 종일 무엇인가를 착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경우 자동차가 하루 한번 감시해주는 것이 전혀 단점으로 작용하지 않습니다.

 

자동차라는 환경의 특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디지털 헬스케어에서 측정하는 생체 신호 중에 일상적인 건강 관리에서의 효용은 애매하지만

안전 운전 시스템과 결합하면서 뚜렷한 효용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제가 책과 강의에서 자주 까는) 수면 상태 감시와 심박변이도를 통한 스트레스 측정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수면 감시 장치의 선두주자였던 Zeo에 대한 포스팅에서 다루었던 것처럼

현재까지 나온 수면 감시 장치 대부분은

“당신은 잠을 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REM 수면 시간이 길어서 양질의 수면을 취하는 것이 아니다”

는 정도의 이야기를 해주는데 그치며 잠을 잘 잘수 있도록 도와준다던지 하는

뚜렷한 효용이 없습니다.

이는 심박변이도 (Heart Rate Variability: HRV)를 통한 스트레스 측정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이 두가지는 모두 안전 운전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수면 상태가 나쁘거나 스트레스 레벨이 높으면

안전운전을 하기가 힘들어 질 것입니다.

이상을 감지하면 브레이크의 민감도를 높이거나 악셀레레이터의 민감도를 떨어뜨리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안전 운전을 유도할 수 있을 지 모릅니다.

(물론 ‘이거 악셀이 왜 이 모양이야’하고 열받아서 스트레스가 더 높아질지도…)

수면 상태에 대한 측정의 경우 자동차 내부 센서로 하기 힘들지만

심박변이도의 경우 자동차 내의 심박센서만으로 어느 정도 측정할 수 있이고

일상 생활 속에서 효용이 적기 때문에

특히 자동차 회사 입장에서 관심을 가질만 합니다.

 

이외에도 심전도 감시를 통해 심근경색 등 위험 상황 발생 시

자동으로 운행을 멈추거나 자율 주행으로 전환하여

가장 가까운 안전한 장소까지 데려다 주고 119에 자동으로 연락을 한다던 지

하는 식의 시나리오도 충분히 가능할 것입니다.

 

자동차 환경과 연관지어서 생각해볼 또다른 이슈는 멀미입니다.

애들이 별 말 없이 앉아 있다가 갑자기 구토를 해서 당혹스러웠던 기억이 있는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멀미가 심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차에 태워야할 때

머지 않아 구토할 것 같다는 것을 알면 잠시 차를 세운다던지 하는 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무인 자동차가 본격화 되는 경우 멀미는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한 보도에 따르면 무인자동차를 사용하는 경우

탑승객의 6~10%가 항상 혹은 빈번히 멀미가 생길 수 있다고 합니다.

더 이상 애들만의 문제가 아니게 되는 것입니다.

멀미가 단순히 운전을 험하게 하기 때문에 생기는게 아니고

시각과 (균형을 잡는) 전정 기능간의 부조화 때문에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무인자동차의 운전 솜씨를 향상시키는 것만으로 좋아지기는 힘들 것입니다.

따라서 탑승객의 멀미 정도를 체크해서

미리 조치를 취하는 것이 무인자동차의 핵심 가치가 될 지도 모릅니다.

특히 멀미 혹은 구토의 경우 일상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장비들이

크게 초점을 맞추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자동차 회사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자동차의 특성에 맞추어 디지털 헬스케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외에도 일상적인 건강 관리 기능을 자연스럽게 자동차 안으로 확장하는 것은 모두 가능할 것입니다.

하지만 포드처럼 자동차 회사들이 기존의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과 차안 환경을 연결시키는 수준에

머무른다면 자동차가 제공할 수 있고 또 제공해야 하는 디지털  헬스케어의 가치가 크게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특히, 아직 디지털 만보계 수준 이상의 제품이 보편화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동차 회사들은 구글과 애플에 앞서서 본격적인 생체 신호 데이터를

대량으로 수집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될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자동차 회사들이 구글이나 애플 혹은 다른 전문 기업들을 제치고

디지털 헬스케어에서 앞서나가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압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사용하는 수단이라는 장점을 잘 살린다면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적어도 무시할 수 없는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우리는 헬스케어 회사도 아니고 그런 데이터에 관심이 없다고 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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