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량 측정계 업계의 민낯을 본다: Fitbit의 상장 서류

얼마전에 AliveCor앱의 리콜과 관련된 FDA의 명령서를 바탕으로

AliveCor의 기기 판매 대수와 매출을 추정한 바 있습니다.

그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디지털 헬스케어 업체들이 스타트업인 경우가 많아서

회사 스스로 공개하거나 FDA 리콜과 같이 돌발적인 이유로 인해서

드러나는 정보를 제외하고는 내부를 들여다 보기가 힘듭니다.

그런데 스타트업이 성장해서 주식시장 상장을 준비하게되면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에서 회사 내부 자료를 공개하게되어 있습니다.

미국 주식 시장에 상장하기 위해서 제출하는 서류를  S-1이라고 하는데

저와 같은 호사가들에게 충분한 정도는 아니지만 달리 찾기 힘든 흥미로운 정보가 담겨있습니다.

활동량 측정계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부동의 1위를 달성하고 있는 Fitbit이

S-1 서류를 제출하였고 미국 증권 위원회를 통해서 공개되었습니다.

(원본 서류를 보고 싶으시면 여기를 클릭하십시오)

사실 Fitbit의 주식 시장 상장 및  S-1 서류 공개는 잘 알려진 사실인데

이에 대한 보도는 대부분 회사의 매출, 순익, 판매 대수 정도만을 다루고 있습니다.

나름 데이터 덕후인지라

S-1 서류를 잘 뒤지면 더 흥미로운 정보를 알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200페이지에 이르는 서류를 출력하여 읽기 시작했으나

시간이 부족해서 몇 페이지 못읽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디지털 헬스케어 인큐베이터로 유명한 Rock Health에서

Fitbit의 S-1 서류를 분석하여 발표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관련 링크는 여기)

자료가 훌륭해서 제가 200페이지를 다 읽을 필요 없이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하여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이 자료의 핵심 내용은 활동량 측정계를 비롯한 웨어러블 업계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이슈인 ‘얼마나 많은 사용자들이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지’에 대한 것입니다.

자료를 보기 전에 기존에 고객 설문 조사를 통해서 어떻게 추정했는 지를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이와 관련한 가장 유명한 조사 결과는 컨설팅 회사인 Endeavour Partners가 발표한

Inside Wearables라는 보고서에 나오는 것입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에)

Dirty little secret of Wearables

Dirty little secret of Wearables

‘Dirty little secret of Wearables’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으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활동량 측정계 사용자의 1/3이  6개월 이내에 사용을 중단한다고 합니다.

이 회사는 소비자 조사를 매년 실시하고 있는데 그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Wearable Survey

Wearable Survey

곧 발표할 새 보고서에 들어갈 내용이라고 하는데 사용 중단율이 2013년 이후 다소 증가하였습니다.

Fitbit에 국한된 내용은 아니지만 웨어러블의 지속적인 사용 문제를 다룰 때 항상 이용되는 자료입니다.

자 그러면 Rock Health가 분석한 자료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저는 소비자의 지속적인 사용과 관련된 부분만 다루나

원글에는 보는 관점에 따라서 흥미로울 다른 내용들도 있으니

웨어러블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꼭 원문을 한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Fitbit user data

Fitbit user data

Rock Health 분석에 나오는 그림을 S-1 자료를 바탕으로 새로 그린 것입니다. (단위는 백만입니다.)

S-1 자료에서는 사용자 수와 관련하여 중요한 데이터는 세가지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기기 판매 대수 (Devices devices sold), 총 등록 사용자 수 (Total registered users) 그리고 활동 사용자 수 (Total paid active users: PAUs)입니다.

활발하게 기기를 이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지표로 PAUs라는 개념을 제시한 것인데

앱 업계에서 흔히 사용하는 월간 활동 사용자 수 (Monthly active users: MAUs) 가 아닌 Fitbit 나름의 지표를 제시한 셈입니다.

PAUs의 정의는 지난 3개월 간 아래 중 한가지 이상에 해당되는 사람입니다.

1. Fitbit 프리미엄 혹은 Fitstar 구독의 활동 계좌를 가진 경우

2. Fitbit 계정에 측정계 혹은 저울을 연동시킨 경우

3. 100보 이상의 활동 혹은 체중을 측정한 경우

어떤가요? 이정도면 Fitbit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으로 정의하기에 충분할까요?

일단 넘어가겠습니다.

위의 도표에서 눈에 띄는 것은

총 등록 사용자 수 가운데 PAUs의 비율입니다.

2014년의 경우 46%이고 2015년의 경우 50% 정도입니다.

PAUs의 정의가 얼마나 의미가 있는 지를 떠나서 50% 정도가 활발하게 이용한다고 하니

생각보다는 괜찮네하고 넘어갈까요?

그런데 표를 잘 보면 Fitbit의 사용자 수는 최근 들어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회사 실적으로는 좋은데

PAUs의 관점에서 보면 과거 가입자에 비해서 최근 가입자가 훨씬 많다는 뜻으로

오랜 기간 가입한 사람일 수록 사용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활동 사용자 비율로 보기에는 분명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Rock Health의 똑똑한 분석가도 이 점을 느끼고 데이터를 가공하여 보기로 했습니다.

Fitbit PAU data

Fitbit PAU data

아까는 누적 자료였다면 이번에는  각 연도 혹은 분기 안에 발생한 일로 정리하였습니다. (단위는 백만입니다.)

각 기간별로 3가지 데이터가 나오는데

제일 왼쪽은 해당 기간 중 기기 판매 대수 입니다. 예를들어 2014년 1년 동안 1090만대를 판매하였습니다.

가운데 붉은색은 전년말 대비 해당년도 말의 PAUs의 변화 수치입니다.

예를들어 2014년 말에는 2013년 말 대비 PAUs가 410만명이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뭐가 좀 이상하지 않나요?

1년동안 1090만대를 더 팔았는데 PAUs는 불과 410만만 늘어났습니다.

만약 사용자들이 Fitbit을 2개, 3개씩 구매한다면 이해가 갈텐데

처음에 보여드린 그림에서 누적기기 판매 대수와 총 등록 사용자 수를 비교해보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즉, Fitbit 사용자들이 여러개를 구매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 추가로 논의하겠습니다.)

그렇다면 1년 동안 1080만-410만 = 680만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Fitbit 사용을 중단했다는 뜻입니다.

이 것이 제일 오른쪽에 나오는 수치입니다.

그리고 다시 제일 위의 표로 돌아가보면 2013년 말 현재 Fitbit의 PAUs 수는 260만입니다.

극단적으로 가정해서 이들 모두가 2014년 중에 PAUs에서 탈락했다고 가정하면

2014년에 Fitbit을 구입한 사람 중 PAUs가 되지 못하거나 탈락한 사람은 680만 -260만 = 420만명입니다.

물론 2013년 및 그 이전에 구매한 사람 중에 지속적으로 Fitbit을 쓰는 사람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는 극단적인 가정입니다.

그런데 PAUs의 정의가 3개월간의 활동을 보고 판정할 수가 있기 때문에

2014년 4분기에 Fitbit을 구입한 사람은 여기에 포함될 수가 없습니다.

즉 420만에는 2014년 첫 3분기 동안에 Fitbit을 구입한 사람만이 포함됩니다.

2013년 4분기에 구매한 사람은 아까 260만명을 뺄 때 포함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신경쓸 필요가 없습니다.

2014년 첫 3분기 구입자 수가 따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단순하게 해서 2014년 1년간 구입자 수인 1090만에다가 3/4을 곱하면 818만명이 나옵니다.

그리고 2014년 4분기 구입자 수가 2015년 1분기 구입자 수와 같다고 가정하면 1090만 – 390만 = 700만명입니다.

Fitbit 구매자 수가 계속해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대략 700~800만명 정도가 구매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중에 아까 구했던 420만명이 사용을 중단했다고 하면 대략 53~60% 정도가 사용을 중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까 우리는 2013년 및 그 이전에 Fitbit을 구매했던 사람들 모두가 사용을 중단했다고 가정했기 때문에

2014년 중에 사용을 중단한 사람의 비율은 이보다 높을 것입니다.

Rock Health 분석에서는 70%이상이 사용을 중단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Rock Health에서는 분기별 Fitibt 실적을 바탕으로 2014년 첫 3분기 사용자 수를 추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더 빠른 시간 내에 활동량 측정계 사용을 중단하는 셈입니다.

또, PAUs라는 개념의 범위가 매우 넓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헬스케어 관점에서야 계속 쓰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비지니스의 관점에서 계속해서 많이 팔수만 있다면 사용 중단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저는 여전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Fitbit이 앞으로도 계속 의미있는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신규 시장 창출 + 기존 고객에게 반복적으로 판매 모두를 잘해야 합니다.

1년 내에 상당 수의 고객이 사용을 중단하는 제품이 둘다 쉽지는 않겠지만

기존 고객에게 반복적으로 판매하는 점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사실 데이터 없이 그냥 생각해봐도 Fitbit과 같은 활동량 측정계를

반복적으로 구매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센서가 획기적으로 개선되거나 상상도 못하던 기능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입니다.

Fitbit S-1 데이터에서 이를 짐작할 수 있는 수치를 구해보겠습니다.

누적 기기 판매 대수에서 총등록 사용자 수를 나누어 보면 아래와 같이 나옵니다.

2012 2013 2014 2015 1Q
누적 기기 판매대수 (백만) 1.3 5.8 16.7 20.6
총 등록 사용자 수 (백만) 1.1 4.5 14.6 19
누적 기기 판매 대수/총 등록 사용자 수 118% 129% 114% 108%

최근 데이터만 보면 Fitbit 사용자 1인당 평균 구매 대수는 1.08대 입니다.

Rock Health에서는 1.09라고 하는데 2012년 이전 기기 판매 대수를 포함시킨 자료인 것 같습니다.

여기서는 제외하였습니다.

스마트폰을 2년 마다 한대 정도 새로 구매하는 것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출시된 지가 오래되지 않았고 최근들어 구매자 수가 빠르게 늘었기 때문에 지켜볼 일이지만

제품의 특성 상 반복 구매가 얼마나 일어날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위의 Rock Health 자료는 PAUs라고 하는, Fitbit이 제시한 개념에 바탕을 두었기 때문에

여전히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또다른 자료가 보도되었습니다.

최근 한 매체는 Fitbit의 S-1 서류에 담긴 내용을 언급하면서 서류의 내용만으로는

지속적인 사용자 규모를 추정하기 힘들다고 하면서

Evidation Health라는 외부 회사의 데이터를 언급했습니다. (링크는 여기)

Evidation Health사는 활동량 정보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데

100개 이상의 피트니스 앱 및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활동량 정보를 동기화하도록 하고

건강한 생활을 하는 이들에게 현금 혹은 상품으로 교환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합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2010년 중반 이후 20,000명의 Fitbit사용자들에 대한 자료를 가지고 있는데

Fitbit 사용자들은 정말 열심히 이용하는 편 ((Fitbit users are actually really highly engaged)이며

“Fitbit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장비에 애착을 가지고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합니다.

이 회사의 자료를 이용해서

Fitbit이 S-1 서류에서 사용한 활동 사용자 (Paid Active Users)의 정의를 그대로 적용해보면

PAU의 절반 정도는 지난 90일 중 70일 정도 활동량 정보를 올렸다고 합니다.

또한, Fitbit 사용자 가운데 5% 정도가 구매 일주일 이내에 사용을 중단하고 12.5%는 한달 이내에

중단한다고 합니다.

만약 활동 사용자 수의 정의를 Evidation Health회사 분석과 마찬가지로
지난 90일 중 70일 정도 활동량 정보를 올린 사람 (=PAIs의 절반 정도 숫자)으로 본다면
Fitbit 이용자 탈락률은 훨씬 높아질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위에서 본 두번째 도표를 재구성해 보겠습니다. PAUs를 절반으로 해서 정리하였습니다.
Fitbit 활동 사용자 수 보정

Fitbit 활동 사용자 수 보정

위에서 사용한 계산 방식을 그대로 적용해 보겠습니다.
2013년 말 현재 활동 사용자 수는 1.3백만이기 때문에 이들 모두가 탈락했다고 가정하면 2014년 첫 3분기 탈락자 수는 7.5백만입니다.
2014년 첫 3분기 신규 구입자 수가 700~800만명일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거의 전부가 탈락하는 셈입니다.
20,000명의 가입자를 가지고 돌린 데이터를 회사 전체 자료에 적용했기 때문에
당연히 현실과는 다르겠지만 놀라운 결과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아까 나왔지만 Evidation Health회사가
Fitbit 사용자들이 다른 기기 사용자에 비해서 열심히 사용한다고 언급한 부분입니다.
Evidation Health의 자료를 빼고 Fitbit의 내부 자료만 보아도 사용자 탈락률이 제법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렇다면 Jawbone이나 Misfit 사용자는 어느 정도일까요?
Fitbit이 상장되면 conference call이나 기업 탐방을 통해서 더 많은 자료가 공개될 것인데
더 많은 자료가 나와서 활동량 측정계 업계의 내부 모습을 더 많이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활동량 측정계 시장의 미래가 어떻게 될 지 더욱 궁금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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