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4 병원의 홈페이지에 대한 단상: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을 중심으로

빅데이터 마케팅 책을 읽다가 국내 대형 병원의 홈페이지에 대한 아이디어들이 떠올라서 포스팅을 남겨봅니다.

삼성서울병원을 중심으로 보려는 것은

1. 최근에 홈페이지 개편을 한 점

2. 제가 한 때 몸담았던 곳에 대한 애정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에서 Big4병원 정도의 위상을 갖춘 곳은 건강 지식에 대한 포털이 되어야 하지 않나하고 생각합니다.

건강에 대한 정보를 검색할 때 우선 네이버를 이용하고 그 중에서 네이버 지식인에 의존하게 하는 것은

Big4병원들의 직무 유기입니다.

사회에 대한 환원의 의미도 있겠지만 이를 통해 어떤 질환에 대한 관심을 가진 환자를 대거 유입하게 하고

결국 그 병원 외래를 예약해서 진료를 보게 만드는 강력한 비지니스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제가 느낌 아쉬운 점들을 몇가지 적어봅니다.

1. 건강 관련 정보의 표제어가 소비자(환자)에 맞추어져 있지 않고 공급자(의료인, 병원)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심장마비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삼성서울병원 홈페이지에서 검색하면 아래와 같이 뜹니다.

즉, 심장마비는 독립적인 표제어가 아니고 다른 표제어를 설명하는 용어로만 나옵니다.

심근경색과 같은 의료용어를 검색하는 환자도 있겠으나

더 많은 환자, 일반인들은 심장마비와 같은 일반적인 단어로 검색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건강정보를 일반인-환자의 시각에서 재구성하는 노력이 아쉬워 보입니다.

2. 동일한 의미를 갖는 단어에 대한 표제어 정리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위의 사진은 삼성서울병원 홈페이지에서 ‘어지러움’으로 검색했을 때 뜨는 화면이고

아래 사진은 ‘어지럼’으로 검색했을 때 뜨는 화면입니다.

잘 나타나는 것처럼 어지러움으로 검색하면 이비인후과 의료진, 이비인후과 관련 정보가 뜹니다.

그리고 어지럼으로 검색하면 신경과 의료진, 신경과 관련 정보가 뜹니다.

같은 용어를 이런 식으로 나누어서 사용할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게다가 ‘어지럼’이라고 검색하면 ‘어지러움증’에 대한 건강 관련 정보가 검색되지 않습니다.

3. 검색한 증상에 대해서 어느 교수 진료를 보아야하는 지 안내가 없습니다.

삼성서울병원 홈페이지에서 어지러움증에 대한 정보를 잘 읽고 나서 진료를 보기를 희망하는 경우

해당 교수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습니다.

홈페이지에서 어지러움이라고 검색해서 뜨는 교수들 중에 한명에게 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대병원 홈페이지의 경우, 아래와 같이 어지럼증을 주로 보는 교수들 명단이 과 별로 나와 있습니다.

다만, 이비인후과, 신경과, 가정의학과 교수들 이름을 나열하기만 하여

어떤 경우에 어떤 교수를 보는게 좋을 지에 대한 안내가 전혀 없습니다.

쇼핑몰에 비유하자면 원하는 상품(=원하는 의료서비스)를 어떻게 고를 지에 대한 안내가 전혀 없는 셈입니다.

사실 이 부분은 병원내에서 교통정리가 되지 않은 것과도 연관이 있다고 봅니다.

즉 병원 내에서 여러 과가 연계될 수 있는 질환/증상에 대해서 어떤 순서로 진료를 볼 지에 대한 합의가

우선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예를들어 어지러움증의 경우

1. 이명, 청력 감소 등 청력과 관련된 증상이 있는 경우 -> 이비인후과
2. 열이 있거나 감기에 걸린 적이 있는 경우 -> 신경과
3. 이도 저도 아니고 잘 모르겠는 경우 -> 가정의학과

라는 정도라도 정리를 해준다면 소비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아니면 홈페이지라는 점을 십분 활용하여 간단한 질문들에 대해서 답하도록하여 그 결과를 가지고

진료과를 추천해주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또, Big4 병원과 지역에 있는 협력병원들과의 역할 분담을 생각한다면

협력병원 중 해당 증상을 잘 볼 수 있을만한 병원들을 소개하고

특히 비교적 간단한 증상의 경우 협력병원 진료를 먼저 볼 것을 권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4. 홈페이지 내의 광범위한 정보들이 서로 연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사내보 ‘VOM’의 기사가 홈페이지 내용과 전혀 연계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대병원 홈페이지를 통해 VOM을 들어가 보겠습니다.

우측 하단에 붉은색 화살표로 표시한 부분입니다.

여러 기사가 있는데 그중에 류마티스내과 이은영 교수님 인터뷰 내용이 있습니다.

그러면 서울대병원 홈페이지에서 이은영 교수님을 찾아 보겠습니다.

안타깝게도 위에서 본 인터뷰 기사를 어디에도 찾을 수 없습니다.

즉, 홈페이지에서 이은영 교수님 외래 진료를 받고 싶어서 찾아온 환자는

이은영 교수님의 인터뷰 내용을 읽기 힘듭니다.

사내보를 비롯해 소식지 등 많은 내부 컨텐츠가 있을 텐데 이렇게 자체 홈페이지 내에서도

활용되고 있지 않습니다.

이 점에서 삼성서울병원은 더 좋은 모습을 보입니다.

의료진 이름으로 검색해서 들어가 보면 삼성서울병원이 자체 제작한 해당 의료진 관련 컨텐츠가 함께 뜹니다.

아마 이번에 홈페이지를 개편하면서 추가한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보입니다.

예를들어 삼성병원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서 병원 직원들에 대한 칭찬 사연들이 올라와 있는데

이런 좋은 컨텐츠들이 해당 의료진 소개 페이지에 연계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삼성병원 홈페이지에서 아쉬운 점은 의료진 소개 페이지를 어떻게 접근하는 지에 따라

볼 수 있는 내용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위에서 보여드린 페이지는 ‘의료진 소개’ 메뉴에서 해당 교수의 이름을 쳤을 때 접근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진료과 선택 화면을 거쳐서 접근하면 해당 페이지에 접근이 안됩니다.

즉 ‘흉부외과’라는 진료과를 통해서 의료진에 접근하면 위와같이 흉부외과 교수님들 이름이 죽 뜹니다.

여기서 ‘이영탁’ 교수님 화면을 눌러도 위에서 보여드린 개인 소개 페이지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물론 이는 비교적 단순한 버그로 보입니다.

또한 교수님들 중에 환자 커뮤니티를 이끌고 있는 분들이 계시는데

이 분들의 커뮤니티를 홈페에지와 연계하는 것도 고려할만 합니다.

그리고 블로그나 SNS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시는 분들은

그 활동 내용을 홈페이지 내 개인 소개 페이지에 연동해서 보여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컨텐츠 연계가 꼭 교수님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위에서 서울대병원 매거진 VOM의 같은 호를 보면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감성센터’를 소개하는 글이 있는 데

어린이병원 홈페이지에서 병원 시설 소개 같은 곳에서 읽어 볼 수 있도록 배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더 많은 컨텐츠를 만들어 내기에 앞서서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을 잘 활용하는 지혜가 아쉽습니다.

덧붙여, 방송에서도 병원을 다루는 컨텐츠는 시청률이 중간 이상은 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삼성서울병원 기준으로 직원이 7000여명에 이르며

의사, 간호사 뿐만 아니라 환자 이송원, 청소부 등 환자의 건강을 위해서 노력하는 분들이

계신데 이분들을 지속적으로 취재해서 병원 홈페이지에 들어온 사람들이 ‘볼 거리’를 만들어주고

해당 병원에 우호적인 감정을 갖도록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5. 보다 전문적인 지식 제공이 아쉽습니다.

위에서 예를 든 ‘어지럼증’을 봐도 그렇지만 네이버 혹은 Wikipedia에서 검색해서 볼 수 있는

수준을 크게 뛰어 넘지 않습니다.

Big4병원의 교수, 전임의, 전공의 등 수많은 인적 자원을 활용해서

주요한 주제별로 매주 최신 논문 한편씩을 요약해서 소개하는 것은 어떻까요?

환자들은 물론이고 협력 병원 의료진 등 다른 병원 의료진 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환자들이 논문 내용을 잘 못 이해해서 진료실에 와서 엉뚱한 소리를 할 것 같다’는 말이

나오기도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서 최신 논문 검색이 수월한 세상에 한가한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논문을 요약 소개하고 해당 논문의 맹점, 오해하기 쉬운 부분, 한계 같은 것에 대해

코멘트를 달아 준다면 그런 위험을 오히려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아직 Big4 병원들은 홈페이지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병원 경영 위기’임을 부르짓는 병원들이 홈페이지를 적극적인 비지니스 수단으로 이용함으로써

더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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