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의 인공지능 시스템 왓슨이 열어갈 미래 의료

세계적인 컴퓨터 회사인 IBM은 예전부터 인공지능 시스템 개발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체스 챔피언인 Garry Kasparov와 체스 대결을 벌였던 딥 블루입니다.

딥 블루는 1996년에 있었던 1차 대결에서는 졌지만 1997년의 2차 대결에서 승리함으로써

인공지능 시스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딥 블루는 일반적인 목적의 인공지능 시스템이라기 보다는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서 체스에서 인간을 이기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 승리 이후에 더 이상 개선되지는 않았습니다.

 

이후 IBM의 연구자들은 미국의 유명한 퀴즈쇼인 Jeopardy!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자연어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특별히 구조화되지 않은 언어) 처리가 가능한 인공지능 시스템을

개발하였으며 이것이 왓슨입니다.

왓슨은 2011년에 기존에 이 퀴즈쇼에서 승리했던 사람들을 이김으로써 그 목적을 달성하였습니다.

퀴즈쇼에서 사람을 이겼다고 하면 단순히 우수한 검색 능력을 갖추었을 것 같은데

그렇지가 않다고 합니다.

한국 IBM연구소 이강윤 소장님이 발표한 내용을 보겠습니다.

왓슨의 특징을 보면 구조화된 자료뿐 아니라 자연어로 기록된 구조화되지 않은 자료도 인식한다.

이 근거를 가지고 가설을 만들고 이를 검증해서 답을 할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선택과 응답에 기반을 두어 계속 학습해 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더 정확히는 인지학습 시스템을 통해 우리 인간이 인식하고 추론하는 것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 학습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아직도 검색엔진과 왓슨과 같은 인공지능 컴퓨터와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쉽게 설명하자면 검색엔진은 핵심어가 있는 문서를 찾도록 사용자가 2~3개의 키워드를 넣으면

대중 인기도를 기준으로 문서를 뿌려주는 것이다.

결국에는 사용자가 이들 문서를 읽고 답변을 발견하도록 하는 것이다.

반면 왓슨은 사용자가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로 질문을 하면,

이를 이해해 가능한 답변과 근거를 생성해 분석할 분만 아니라 신뢰도까지 계산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근거와 함께 신뢰도를 포함한 답변을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그러면 사용자는 이 답변을 가지고 판단하는 것이다.

 

즉 왓슨은 인간이 질문을 하면, 관련 분야의 엄청난 자료를 스스로 분석하여 대답을 내놓는 다는 것입니다.

또한, 스스로 학습할 수 있기 때문에 생소한 분야라고 하더라도 해당 분야 전문가를 통해서

일정기간 학습을 거치게 되면 신뢰할만한 답변을 내놓을 수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딥블루의 경우 특정 분야에서 인간을 이김으로써

IBM의 인공지능 개발 수준을 보여주기 위한 용도로 개발되었고

왓슨역시 처음 개발될 때에는 같은 용도로 개발되었지만

인간의 말을 그대로 이해할 수 있는 인공지능 시스템이라는 장점을 활용하여

실생활에 사용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중 첫번째가 바로 의료입니다.

의료는 손쉽게 접근하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엄청난 양의 자료를 종합, 분석해서 신뢰도 높은 대답을 내놓을 수 있다는 왓슨의 특성을 생각한다면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라는 생각도 듭니다.

사실 의학의 발달로 수많은 논문 및 자료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리 우수한 의사라도 최신 지견을 빠짐없이 다 숙지하고 있기는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아마 그런 생각과 IBM 개발진의 자신감이 결합되어 의료에 적용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Jeopardy!에서 우승한 직후인 2011년 5월에 발표된 바에 따르면

(Forbes: IBM’s Watson Now A Second-Year Med Student)
18개월 전 (2009년 11월 경?)부터 IBM 연구진은 왓슨에 의학 지식을 학습시키기 시작했습니다.

University of Maryland의 영상의학자인 Dr. Eliot Siegal의 도움을 받아

왓슨을 학습시킬 의학 저널과 교과서를 선정고, 어떤 질문을 통해 학습시킬 지를 정했습니다.

왓슨은 의료계 논문들의 온라인 도서관이라 할 수 있는 Medline과 PubMed 그리고 의학 교과서들을 읽고

모든 의사 국가 시험 기출 문제로 테스트받았습니다.

Dr. Siegal은 이 기사의 제목으로 인용된 바와 같이

IBM 왓슨이 (기초 의학 과정을 마치고 임상 의학 과정을 시작하기 전인)

의대 2학년 가운데 가장 똑똑한 수준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다음 단계로 왓슨에게 실제 환자 사례를 담은 의무기록을 학습시켜서

이미 알고 있는 진단, 시술, 치료, 결과 자료들과 연결시키도록 할 예정이라고 하였습니다

기사 말미에는 향후 3~5년 후에 의사들이 실제로 pilot test를 할 수 있을 것이며

8~10년 이상 지난 후에야 왓슨을 보편적인 진단 도구로 사용하지 않겠는가 하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실제 IBM은 2012년 3월 미국내 유수의 암센터로 유명한 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 (MSKCC)와

계약을 맺고 MSKCC의 환자 기록 및 외부에 발표된 임상 연구 결과들을 왓슨에게 학습시키기로 했습니다.

이후 위의 기사가 쓰인 2013년 2월까지 605,000 여편의 의학적 증거, 2백만여 페이지의 텍스트와

25,000건의 환자 사례를 학습하고 14,700 clinician hours 동안 의사들을 보조하면서

진단 정확도를 향상시켰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2013년 2월 IBM과 MSKCC 그리고 보험회사인 WellPoint는 파트너쉽을 맺고

의료기관들이 환자를 치료 방침을 결정할 때 왓슨을 활용하도록 하는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불과 2년 전에 Dr. Siegel이 Pilot test를 시행하는 데 3~5년이 걸릴 것으로 예측한 것과 비교해 보면

매우 빠른 시간 안에 실제 비지니스로 이어지기 시작한 셈입니다.

 

함께 공개된 데모 동영상을 (링크는 여기) 통해 헬스케어에서 왓슨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동영상이 실제 개발중인 시스템을 그대로 반영한 것은 아니다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습니다.)

동영상을 보면

외부병원에서 CT 및 조직 검사를 통해서 폐암으로 확진된 환자가

종양내과 의사에게 전원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종양내과 의사가 환자를 만나기 전에 환자의 전자의무기록 상의 정보를 왓슨에 입력하고

왓슨은 이를 이미 학습한 정보들과 함께 분석합니다.

몇분 후에 왓슨은 담당 의사에게 이 환자에게 가능한 치료 옵션을 신뢰도 구간과 함께 제시하고

정보가 더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환자 증상을 더 확인하거나 검사를 더 시행할 것을 권고하며

이 환자가 참여할 수 있는 현재 진행중인 임상 시험 목록을 제시합니다.

추가 시행한 검사 결과가 전자의무기록에 나타나면

이를 추가로 분석하여 더욱 신뢰도 높은 치료 옵션을 제시해줄 수 있으며

다음 외래를 기다리는 동안 새롭게 발생한 증상을 입력하면 치료 옵션을 수정해서 제시하기도 합니다.

항암치료 시 머리가 빠지는 것을 피했으면 한다는 등 환자의 선호를 입력하면

이를 감안한 치료 옵션을 제시해줍니다.

또한 의사가 해당 옵션의 의학적 증거를 알고 싶으면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 동영상에서 보여주는 내용 중에 기능적인 측면 이외에 주목할만한 것이 몇가지 있습니다.

첫번째, 의사가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을 이용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따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왓슨이 클라우드 형태로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즉, 어떤 슈퍼컴퓨터와 같은 형태로 되어 있어서

왓슨을 이용하고자 하는 곳마다 이를 설치해야하는 것이 아니고

인터넷으로 연결될 수 있는 어느 곳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두번째, 특정한 형식에 맞추어 정보를 입력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환자의 첫번째 외래 방문 전에는 의사의 의무기록과 검사 결과를 별도의 편집 없이

그대로 읽어낼 수 있었으며

두번째 방문 시에는 의사가 궁금한 것을 말로 질문해도 왓슨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즉, 의사가 왓슨을 이용하기 위해서 별도로 무엇인가를 작성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사용이 편리하고 업무 시간을 단축해줄 수 있는다는 뜻입니다.

비단 의료에서뿐만 아니라 어떤 업무를 편리하게 해준다고 하면서 개발된 툴이

오히려 옥상옥이 되어 기존 업무 과정을 오히려 복잡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왓슨은 적어도 이런 부담은 없는 셈입니다.

의사의 의료적 의사 결정 과정을 돕는 시스템인 셈인데

이를 Clinical Decision Support System (CDSS)라고 합니다.

기존의 CDSS는 대개 치료 가이드라인에 바탕을 두고

환자와 관련되는 정보에 따라서 decision tree를 따라가는 식인 경우가 많은데

바탕이 되는 자료의 양이나 인공지능 학습 기능 등으로 볼 때

왓슨을 따라갈만한 CDSS가 나오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이렇게 왓슨을 헬스케어 진단 보조 도구로 이용하는 사업에

WestMed Practice Partners와 Maine Center for Cancer Medicine & Blood Disorders가

초기 고객으로 참여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때까지 왓슨의 정확도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가 나오지 않은 상태였음에도

연구 파트너가 아닌 사업 고객으로 참여한 의료기관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 놀랍습니다.

 

위의 Forbes 기사에 따르면 이 사업의 파트너사인 WellPoint 보험회사의 Chief Medical Officer(CMO)는

헬스케어 전문가도 50% 정도에서만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반면

왓슨은 보험회사의 의료 자원 관리 (utilization management)의 측면에서

90%정도에서 정확했다고 말합니다.

다만 왓슨도 암 진단에 있어서는 그 정도 정확성을 보이지 못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보험회사의 CMO는 보통 상당한 경력을 가진 의사이기 때문에

완전히 틀린 이야기를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의료 자원 관리의 측면에서의 정확도라고 언급하였지만

헬스케어 전문가의 진단 정확도를 이야기할 때는 어떤 측면에서인지를 언급하지 않는 등

공정한 비교인지 의심이 갑니다.

또한 utilization management 측면에서의 정확도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정확한 언급도 나오지 않습니다.

독립적인 과학자 혹은 연구자가 아닌 왓슨을 이용한 사업 파트너 회사의

주요 간부가 한 말이라는 점에서 그런 의심이 더욱 강해집니다.

 

왓슨 비지니스가 시작된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13년 6월 왓슨에 대한 연구 결과가

미국 임상  암학회(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ASCO)에서 발표되었습니다.

ASCO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암 학회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 유수의 종양 학자들이 참석하는자리입니다.

Beyond Jeopardy!: Harnessing IBM’s Watson to improve oncology decision making라는

제목의 연구입니다.

 

폐암을 대상으로 하여 자연어 처리 능력(natural language procesing: NLP)와

기계 학습 능력(machine learning: ML)을 평가했습니다.

525개의 실제 폐암 환자 사례와 420개의 가상 환자 사례를 학습시켰습니다.

그 결과는 아래의 표와 같습니다.

초록의 내용을 보면 환자 사례에서 중요한 요소들을 추출해내는 능력인 NLP 능력과

적합한 치료 방법을 제시하는 능력인 ML 능력 모두 향상되는 것으로 나왔다고 하는데

아래의 결과만 보고 NLP 능력이 향상되고 있는 것인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Batch 8~16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300개의 사례를 반복적으로 테스트해보면 정확한 치료 방침을 내놓는 능력이

40%에서 77%까지 상승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Watson at ASCO 2013

Watson at ASCO 2013

 

‘정확한 치료 방침’의 기준을 MSKCC의 전문가들의 판단으로 잡는 것이

왓슨의 능력을 평가하기에 적절한 지 의문이 들 수있지만

MSKCC와 같은 유수 암센터의 전문가들 다수가 모여서 합의했을 정도의 결과라면

그렇게 보아도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위에서 WellPoint 보험회사의 CMO가 자신있게 이야기했던 것 정도로

왓슨의 정확도가 높지는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복적인 학습에 따라서 정확도가 빠르게 올라가는 것으로 보아 충분한 학습 과정을 거친다면

그 신뢰도가 매우 높아질 것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위 논문 저자의 인터뷰 기사를 보면 MSKCC에서 폐암 뿐만 아니라

유방암 학습 모델을 만들었던 것으로 나오는데 그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올해 6월 ASCO에서는 더 많은 연구 결과들이 발표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그동안 꾸준히 왓슨과 협업해왔던 MSKCC는 물론

또다른 유수의 암센터인 MD Anderson에서도 발표를 했습니다.

MSKCC에서는 2013년 연구를 더욱 확장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대장암, 직장암, 방광암, 췌장암, 신장암, 난소암,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에 대한 학습 모델을 만들어

왓슨을 학습시켰고 반복적으로 학습 시켜서 정확한 치료 방침을 내놓는 비율을 조사하였습니다.

Watson at ASCO 2014

Watson at ASCO 2014

 

반복적인 학습을 통했더니 정확도가 매우 높아졌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다만, 2013년 연구 결과와 마찬가지로 동일한 환자 사례를 반복적으로 테스트한 결과라는 점에서

다소 한계가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즉, 동일한 환자 사례를 반복 교육 시킨 후 유사하지만 새로운 사례를 통해서 평가해야

왓슨의 진정한 능력을 평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MSKCC는 Piloting IBM Watson Oncology within Memorial Sloan Kettering’s regional network 이라는

또다른 초록을 발표했습니다.

 

MSKCC 네트워크 병원의 종양 의사들에게 왓슨이 유방암과 대장/직장암 환자에서

적절한 치료법을 제시하는 능력을 평가하도록 하고

왓슨 시스템을 사용해 본 경험에 대한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불과 6명만이 사용하였기 때문에 이 연구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는데

사용자들은 왓슨이 적절한 암 치료 옵션 선택에 도움이 되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환자 데이터 입력에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고 했는데

불필요한 항목을  20여가지나 입력해야하기 때문이라고 하였고

왓슨이 이미 나와있는 자료로부터 바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왓슨이 치료 방법들의 우선 순위를 선정한 근거 자료를 더 제시해야한다고 했습니다.

위의 데모 동영상과는 달리 왓슨이 전자 의무기록에 기록된 내용을 바로 읽어내는 것이 아니고

의사가 어떤 양식에 입력하면 이를 읽어내는 것으로 보입니다.

왓슨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자연어 처리라는 점을 생각하면 아직 한계가 뚜렷한 셈입니다.

 

한편 MD Anderson에서는 백혈병에 대한 연구 자료를 발표했습니다.

왓슨에게 400개의 백혈병 사례를 교육 시키고

MD Andersen 종양 의사들의 치료 방법 결정 내용을 기준으로 해서 왓슨의 치료 방침을 평가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왓슨의 정확도는 82.6%에 달했다고 달했습니다.

MSKCC 처럼 동일한 사례를 가지고 반복해서 평가한 것인지

아니면 교육 후 완전히 새로운 사례를 평가하도록 한 것인지가 명시되어 있지 않은데

정확도로 보았을 때 MSKCC와 비슷한 방식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2014년 ASCO에서 발표된 연구 내용을 가지고 생각해 보면

아직 왓슨은 자연어 처리 능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우수한 학습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학습 후에 새로운 환자 사례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결국 현재까지의 연구 발표 결과를 보면

IBM과 MSKCC, WellPoint가 시작한다고 발표한 왓슨을 이용한 의료 비지니스는

아직 본격적인 사업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이며

시스템을 구축하고 적절한 사업 파트너를 찾기 위한 파일럿 작업 중이라고 보아야하겠습니다.

 

위와 같은 연구 결과 발표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는

올 7월에  MIT technology review에 실린  IBM Aims to Make Medical Expertise a Commodity라는 기사와 

9월에 mobihealthnews에 실린 The evolution of IBM’s Watson and where it’s taking healthcare라는 기사에

실린 내용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현재  MSKCC에서는 폐암, 유방암, 대장/직장암에 대한 왓슨 버전을 베타 테스트 하고 있으며

MD Andersen에서는 2014년 여름부터 백혈병 버전을 사용하여 신규 전임의들에게 백혈병 치료에 대한

조언을 제공하는데 이용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ASCO 발표 자료를 봐도 그렇고 원래 파트너였던 MSKCC는 고형암을, MD Andersen은 혈액암을 담당하기로

역할 정리를 한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리고 올 여름부터  뉴욕 지놈 센터의 뇌종양 환자에게 왓슨 시스템을 적용하여

종양 의학자들에게 지놈 의학에 대한 전문적인 조언을 제공할 예정이라는 계획도 나옵니다.

이를 통해 환자의 뇌 종양에 대한 유전자 분석 자료를 이용해서

소위 ‘맞춤형’ 치료를 제공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유전자 분석 비용이 빠르게 떨어짐에 따라 유전자 분석을 통해

암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는 하지만

유전자 데이터 분석이 쉽지 않아서 실제 진료 현장에서 사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왓슨의 데이터 처리 능력을 이용해서 이를 극복하겠다는 것입니다.

유전자 분석 비용이 빠르게 떨어짐에 따라 유전자 분석을 통해

암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는 하지만

유전자 데이터 분석이 쉽지 않아서 실제 진료 현장에서 사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왓슨이 큰 도움 될 것으로 보입니다.

MSKCC와 MD Andersen이 기존에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조직검사, CT, MRI, PET-CT 등을 기반으로

치료 방침을 제공한다면 뉴욕 지놈 센터는 이를 유전자 데이터에까지 연결시키겠다는 것입니다.

다만, 제 전공분야가 아니라서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뇌종양의 치료 방침을 바꿀 정도로 중요한 의미가 있는 유전자가

얼마나 많이 연구되어 있는지 의문이 들기는 합니다.

 

또한 베일러 의과대학과의 협업을 통해서는

암과 연관된 경우가 있는 대표적인 효소로 키나아제(kinase)에 대한

연구에 이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키나아제는 암치료의 중요한 타겟으로 이를 겨냥한 암치료제들이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습니다.

이 연구 관계자에 따르면 키나아제와 관련된 정보들을 왓슨에 입력하고 분석을 진행했더니

6개의 가능성 높은 타겟을 찾아냈다고 합니다.

아마, 어떤 연구자도 생각도 못하던 것을 찾아낸 것은 아닐 것 같지만

적어도 연구자들이 기존 연구 결과를 탐색하고 이를 재구성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사실일 것 같습니다.

 

위의 기관 이외에도 의료기기를 구매할 때 의학적 근거와 재무적 정보를 제공하는

일종의 외부 자문 회사인 MD Buyline과

가입자 건강 증진 기관(population health management)인

Welltok의 Cafewell과의 협업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최근에는 애플 및 Mayo clinic과의 파트너쉽을 발표하기도 하였습니다.

애플과의 협업의 경우 음성 인식 정보 처리 기술인 Siri와의 시너지 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위의 데모 동영상에 보면 왓슨이 음성  정보를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아직은 가상의 장면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Mayo clinic과는 임상 시험 연구와 관련된 협업을 하는 것으로 발표하였습니다.

Mayo clinic 내에서만 항상 8,000개 이상의 임상 시험이 진행되고 있고

전세계적으로는 170,000개 이상의 임상 시험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왓슨을 통해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임상 시험을 찾아주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병력, 검사 결과 등 임상 시험마다 참여 가능한 조건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어떤 환자가 있을 때 적합한 임상 시험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또한 한 병원 내에서 8,000개 이상의 임상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면

개개의 임상 시험을 모두 파악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입니다.

 

IBM 입장에서 이렇게 왓슨을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하기 위한 시도를 하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서 일 것입니다.

왓슨의 R&D를 이끌고 있는 Michael Karasick에 따르면 아직 왓슨의 암관련 프로젝트들은

수익을 내지는 못하고 있으며 IBM의 기대만큼 빠르게 시장에 출시되고 있지도 못합니다.

1월달에 Wall Street Journal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IBM은 왓슨 관련 사업이

2018년까지 $1 Bil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였으나

실제로는 전망치에 뒤쳐지고 있다고 합니다.

 

유일하게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분야는

왓슨 프로젝트의 주요 협력사인 Wellpoint 보험회사에서의 활용입니다.

어떤 치료 혹은 시술의 시행에 대한 승인 요청을 처리하는 과정에 활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참고로, 미국의 경우 보험회사마다, 보험 가입자마다 보험 가입 조건이 다양하기 때문에

어떤 검사 혹은 치료를 받기로 결정되면 의료기관이 보험회사에 승인 요청을 하며

승인을 받은 다음에 진행하게 됩니다.

이 역시 의료 지식과 환자 관련 정보, 보험 가입 조건이라는 많은 정보를 처리해서

적절한 답을 구하는 것이니 만큼 왓슨의 장점을 살리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의료보험 승인이외의 프로젝트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 산하 의료기관 솔루션 제공 조직인

Objective Health의 전직 CEO이자 헬스케어 데이터 분석 회사인 Explorys의 현 이사회 멤버인

Russell Richmond는 이런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 우수한 데이터 처리에 기반한 제품들은

비용 조절 및 많은 환자을 관리하는 것에 대한 효율성을 늘릴 때 성공했으며

의사들이 개별 환자에 대해서 하는 일을 개선할 때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비용 조절 및 효율성 향상과 관련된 제품들은 직접적으로 수익을 나게 해주며,

미국 헬스케어 산업을 새롭게 쓰고 있는 (오바마 케어 법안이라고도 불리는) Affordable Care Act에서 권장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왓슨을 활용해서 최적의 암치료법을 찾아주는 것이 어떻게 수익을 낼 수 있을 지는 불확실하다

 

이와 관련해서 MD Andersen의 유전체 의학 교수이자 왓슨 프로젝트 책임자인 Lynda Chin은

현재 진행중인 것과 같은 암 관련 프로젝트가 종양의학 의사들과 지역에서 암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이런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의사들은 서류 작업 부담과 수익을 올려야하는 부담에 눌려서 최신 의학 정보를 따라가기 힘들 수 있다.

의사가 본인의 지식만으로 환자에 대한 의료적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면

다른 의사에게 의뢰하는 것이 맞는데 그렇게 되면 의사나 병원의 수익성이 영향을 받게 된다

 

즉, 특정 암 환자들만 보는 최고의 전문가들은 왓슨을 이용한다고 해서 수익에 도움을 받지는 못하겠지만

지역 사회에서 다양한 암환자를 보는 의사들은 최고의 전문가들에게 환자를 뺏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럼으로써 수익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왓슨을 이용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내놓은 것입니다.

 

아직은 왓슨도 여러가지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사들에서 직접적으로 언급된 내용및 간접적으로 보이는 부분을 종합해 보겠습니다.

1. 자연어 처리 능력에 아직 한계가 있습니다.

MSKCC가 올해 ASCO에서 발표한 논문에서 언급된 것처럼

아직 전자 의무기록의 내용을 바로 읽어 내지는 못하고

의사가 특정 양식에 입력해야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의사의 근무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왓슨이 폭넓게 받아들여지는데 한계로 작용할 것입니다.

또한, 전문 용어 혹은 약어를 이해하는데 제한이 있고

논문에서 동일한 것을 지칭하는 다양한 표현들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2. 새로운 분야에 사용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작업이 필요해 보입니다.

처음으로 의학 학습을 시킨지 약 5년, MSKCC와 본격적으로 협업을 한 지 약 2년 반이 지났음에도

현재까지 발표되는 내용은 동일한 환자 사례를 반복적으로 학습시킨 결과가 나오는 정도입니다.

(진료 현장에서 의미있도록) 새로운 암 환자가 왔을 때 신뢰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을 제시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하는데에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왓슨이 보여준 뛰어난 학습 능력과 컴퓨터 기술의 발달 속도를 생각해 볼 때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왓슨이 암 치료 방침 결정에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왓슨이 계속해서 진화한다면 과연 의사를 대체하게 될까요?

왓슨 데모 동영상이 보여주는 정도의 기능을 갖추게 된다면

왓슨이 의사의 역할을 상당부분 차지하게 되는 것도 먼 미래가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상당기간 그 정도로 왓슨이 발전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선 왓슨은 아직 처음 암 진단을 받은 사람에게 적절한 치료 방법을 제시하는 수준에도

도달하지 못하였습니다.

암 치료를 받는 중에 암이 진행하거나 어떤 변화를 보여서 치료방법을 변경해야하는 경우는

변수가 훨씬 많기 때문에 그 단계까지 가는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또한, 암 치료를 받으면서 다양한 증상이나 부작용 들이 생겼을 때의 대처와 관련된 지식은

암 진단 처럼 딱딱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역시 학습에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암은 워낙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있지만

신경계 질환 등 그만큼 많은 것이 밝혀지지 않아 왓슨이 참고할만한 근거가 축적되지 않은 경우

왓슨의 기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리하자면 왓슨은 아직 뚜렷한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계속해서 한계를 극복해 나가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의사를 완전히 대체하기 까지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힘들지도 모르지만

지금보다 한단계만 더 발전해도

새로 진단된 암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 방침을 얻는데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만,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IBM이 왓슨을 이용해서 수익을 내는 것은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암치료 부분 보다는

보험회사 등 대용량 데이터 처리와 관련된 부분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러다가 IBM 주주들의 인내심이 바닥나버리면 암 혹은 질병 치료와 관련된 발전은 더 이상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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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재미있는 분석글 잘 읽었습니다. 특히나, 방대한 자료를 통한 유추 과정이 역시 전문가 답다는 생각이 드네요. ^^ 저역시 직접적인 의료 영역보다는 다른 부가적 빅 데이터를 활용하는데 1차적으로 이용될 것이라는 예상을 했었습니다. 그와 별개로, 궁극적으로 의료 시장에서 왓슨이 가지는 의미는 의사의 직업적 역할을 재정립하는데 있을 거라고도 예상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의대 교육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변혁시켜버리는 것이지요.

    암기 중심에서 정보 접근 중심으로. 물론, 전반적인 교육 체제가 바뀌지는 않겠지만, 전화번호처럼, 외우기 힘들지만 필요한 정보를 머리속에 저장하지 않고, 그 정보를 빨리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을 익히는 것처럼, 의대 교육도 그런 맥락으로 방향 전환이 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근데, 여기에 트랙백은 어떻게 걸 수 있나요?

    • 공감합니다.

      제 글에서도 좀 더 많은 내용을 다루고 싶었는데

      글을 쓰다가 지쳐서 용두사미격으로 마무리 지어버렸습니다.

      좋은 코멘트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기술적인 부분에 문외한이라 트랙백을 어떻게

      거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워드프레스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고 가능하면 말씀드리겠습니다.

  2. 위에 링크가 부득이하게 수정이 되지 않고, 트랙백 링크를 걸었더니 클릭이 되지 않아서 다시 댓글 올립니다. ^^ 항상 재미있는 글 흥미롭게 읽고 있습니다. 분석적인 글로 많은 정보를 얻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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