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by Southwest
South by Southwest

South by Southwest (SXSW)를 다녀오다

미국의 오스틴에서 열린 South by Southwest (SXSW)를 다녀왔습니다.

국내 언론에도 많이 소개되었는데 ‘세계 최대의 창조산업 축제’라고 부르는 곳도

있더군요.

음악, 영화, 디지털 산업을 아우르는 종합 축제(?) 같은 곳이며

Music, Film, Interactive로 구성되는데

저는 디지털 산업, 스타트업을 주로 다루는 Interactive에 다녀왔습니다.

 

작년 1월에 어떤 행사에 가볼까 고민하다가 SXSW의 존재를 알게되어 한번 가보자하고

알아봤더니 이미 오스틴 인근 지역 숙소가 모두 매진되어서 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대신 다녀온 곳이 World Healthcare Congress입니다. (방문기는 여기에)

2014년 8월에 2015년 행사 기간의 숙소 예약이 시작된다고 하여 기다렸다가

예약이 시작되지마자 들어갔더니 여유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약하지 않고 며칠 후에 다시 들어갔더니

행사가 열리는 오스틴 컨벤션 센터 인근 지역의 숙소가 전부 매진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숙소를 예약하였고 6개월이 지난 지금

SXSW에 다녀왔습니다.

 

헬스케어 IT 학회인 HIMSS나 미국 소화기 학회인 DDW등 나름 메이저학회라는 곳에

가본 적이 있는데 SXSW의 참가자 숫자가 훨씬 많습니다.

행사장 근처의 푸드트럭에서 점심 사먹으려면 30분 이상 기다리는 것이 예사였습니다.

같은 기간에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 심장 학회 참석자가 1만명 정도라고 하는데

2014년 SXSW Interactive 참석자만 3만5천명이었다고 합니다.

 

SXSW interactive에서는 디지털 미디어, 스포츠, 마케팅, 디자인, 환경, 게임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데

헬스케어 역시 중요한 주제 중의 하나였습니다.

청진기가 사라진다(Creative Destruction of Medicine)의 저자이자

디지털 헬스케어 선구자로 유명한 Eric Topol 박사가 강연을 하고 책 사인회를 열기도 하고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벤처캐피털 앞에서 피치를 하는 Accelerator 세션도 있었습니다.

또한, 행사 기간 중 3월 16일~17일에는  Health & Medtech Expo가 열려서

헬스케어 관련 전시와 강연이 집중적으로 배치되었습니다.

 

SXSW에서 주워듣고 느낀 것들을 간단히 정리해보겠습니다.

 

1. 2014년 디지털 헬스케어 펀딩 현황

Startup + Health라는 헬스케어 엑셀레이터에서 2014년 디지털 헬스케어 펀딩 현황에

대해서 발표했습니다.

Digital health funding

Digital health funding

연도별로 보았을 때 2014년은 디지털 헬스케어의 펀딩이 급상승한 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3년에 비해서 두배 이상 늘어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흥미로운 사실은 funding 건수는 596건에서 472건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점입니다.

즉, 건별 funding 규모는 매우 커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Stage별 펀딩

Stage별 펀딩

그렇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초기 펀딩 (Seed + Series A)의 비율이 줄고

후기 펀딩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업계가 업력이 쌓이면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이를 토대로 후기 펀딩을 받는 회사들이 늘어났다는 뜻입니다.

즉, 디지털 헬스케어 업계에서 실적을 인정받는 회사가 늘었다는 뜻으로

긍정적인 결과로 생각됩니다.

Corporate VC

Corporate VC

이외에 다양한 통계 자료를 보여주었는데 위 사진은

디지털헬스케어 업계에서 Corporate VC (독립된 VC가 아니고 회사나 조직의 산하에 설립된 VC)의

투자 건수 순위를 매긴 것입니다.

1위가 퀄컴 벤처인 것이나 순위에 GE나 J&J 벤처가 포함된 것은 별로 이상할 것이 없는데

2위에 메이요클리닉이 올라가 있는 것이 눈에 띕니다.

(2위인 4군데 중에 세번째로 나온 곳이 메이요클리닉입니다.)

병원으로 2014년 1년 동안 5군데나 투자했다는 사실은 대단합니다.

 

2. Accelerator 세션에서 본 것들

디지털 헬스케어와 관련한 Accelerator 세션에서 본 것 몇가지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1) BabyScripts

BabyScripts

BabyScripts

BabyScripts는 임신 중 관리를 도와주는 서비스입니다.

의사로 부터 처방을 받은 임산부는 Mommy Kit이라는 박스를 받게되는데

여기에 체중계와 혈압계가 들어가 있고

이와 함께 전용 앱을 사용해서 임신 중 건강 관리를 받게됩니다.

원래 앱 서비스로만 운영했는데 (따지고 보면 별 것 아닌) 자체 체중계와 혈압계를

함께 제공하면서 소비자의 사용도 (engagement)가 획기적으로 올라갔다고 합니다.

BabyScripts Use Case

BabyScripts Use Case

이 회사의 비지니스 모델은 소비자나 보험회사가 아닌 병원으로 부터 돈을 받는 것입니다.

병원이 산모가 12~14회 병원 진료를 받는 것에 대해서 총 4천달러 정도를

보험회사로 부터 지급 받고 있는데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산모들이 최대 4회까지 병원을 덜 방문해도 되어

병원이 더 많은 환자를 받을 수 있게되기 때문에 이런 모델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 회사는 산모 1인당 300달러를 받고 있습니다.

 

(2) Wristify

Wristify

Wristify

이 제품은 손목에 차고 다니는 웨어러블의 일종으로 냉기 또는 열기를 만들어 주는 제품입니다.

주 용도는 폐경기 전후에 얼굴 화끈거림이 올라오는 사람이 이를 식히는 것입니다.

 

(3) Fitbark

Fitbark

Fitbark

제품 이름만 들어도 무슨 용도인지 알것 같습니다.

개를 위한 Fitbit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에게 착용하는 웨어러블 제품과 연동하여 사용하는 전용 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4) Mobile OCT

MobileOCT

MobileOCT

MobileOCT라는 이스라엘 벤처는 휴대용 질확대경을 들고 나왔습니다.

가운데 있는 사람이 손에 들고 있는, 줌렌즈 같은게 달린 제품이 바로 질확대경입니다.

의료 인력이 부족한 후진국에서 간호사나 훈련받은 인력이 이 장비를 사용해서

자궁경부를 촬영하여 자궁경부암의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5) 기타

이외에 이런 저런 발표를 들으면서

Fitbit과 같은 일반적인 건강 관련 웨어러블은 가격대가 대략 100~150달러 정도인 반면

태아, 임신 관리 혹은 영유아를 타켓으로 하는 제품들은 가격대가 250달러 전후로

거의 두배에 달한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물론 시장의 크기가 크게 다르긴 하지만 확실한 효용이 있는 시장의 제품 가격이

확실히 높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3. TradeShow에서 구경한 것들

Misfit Shine

Misfit Shine

Misfit이 생산하는 웨어러블인 Shine의 다양한 색깔 버전과

CES에서 발표한 스와로브스키와 협력해서 내놓는 패션 웨어러블 사진입니다.

Zikto

Zikto

우리나라 회사인 직토가 내놓은 Arki라는 웨어러블 제품도 소개되었습니다.

걷는 자세를 교정해주는 제품으로 활동량 측정 기능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SXSW에는 직토를 포함해서 5개의 스타트업이 D. Camp의 후원으로 참여했으며

이 중 헬스케어 관련 회사는 직토 한군데 였습니다.

iheart

iheart

이 회사는 손가락을 통해서 심박수와 산소 포화도를 측정하여

대동맥 경화도(aortic stiffness)를 추정하여 생물학적 나이를 알려준다고 하는 곳입니다.

iheart result

iheart result

제 측정 결과인데 실제 나이 37세에 신체 내부 나이가 39세로 나왔습니다.

오른쪽 손가락에 끼고 있는 장비(병원에서 사용하는 SpO2 monitor와 동일해 보임)를 사용합니다.

 

4. Eric Topol의 강의

SXSW에는 많은 유명인들이 대담 혹은 강의를 하였는데

따로 신경쓰지 않고 있다가 놓친 경우가 많았습니다.

티핑포인트로 유명한 말콤 글래드웰이 사회를 보는 대담이 있었는데

지난 다음에야 알아서 땅을 치기도 했고

디지털 헬스케어의 전도사로 청진기가 사라진다 (Creative Destruction of Medicine)의

저자로 유명한 Eric Topol이 참여하는 대담도 놓쳤습니다.

다행히 Eric Topol이 하는 강의에는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Eric Topol

Eric Topol

그런데 강의 제목이 How to Democratize Medicine입니다.

뭔가 재미가 없어 보이는 제목인데 최근에 나온 책인 Patient will see you now의 영향을

받은 제목으로 보입니다.

주최측이 JW Marriott 호텔의 큰 회의실을 통채로 내주는 등 Topol 박사의 위상을 생각해서

배려를 하였는데 생각보다 참석자가 많지 않았습니다.

제가 디지털 헬스케어와 관련된 세션을 거의 다 찾아다녔는데

별로 유명하지 않은 연자들이 발표하는 세션들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것에 비해서

참석자가 매우 적었습니다.

 

Topol 박사 강의를 다 듣고 나니 왜 그런 지를 알 것 같았습니다.

강의 내용이 너무 단순했습니다.

디지털 헬스케어의 여러 분야를 대표하는 회사들을 죽 읊어주고

본인이 갖고 있는 여러 장비들을 한번씩 사용해 보는게 전부였습니다.

강의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렇게 멋진 장비들이 나와있기 때문에 의료는 뒤바뀔 수 밖에 없다’

라고 할 수 있었고 그 이상의 인사이트는 없었습니다.

 

Q&A 세션이 되자 마자 바로 줄을 서서 질문을 하였는데

‘디지터 헬스케어 장비들을 많은 사람들이 쓰게되면

위양성이 늘어나게 될 텐데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였습니다.

제가 예전에 썼던 글인

디지털 헬스케어 업계의 주요 이슈들 (2): 비용 효용성이 있는가?

에서 다룬 내용입니다.

Topol 박사는 제 질문을 잘 이해햐지 못하는 것 같더니

위양성이 늘어나지 않는다고 대답하였습니다.

이들 장비를 많이 쓰면 진단되지 않고 있던 사람들이 더 많이 진단될 것이고

이는 위양성이 아니라 자신의 질병을 모르고 있던 사람들이 질병을 알게되는 것이니

유익한 일이다라고 언급하였습니다.

 

어떻게 진단 장비를 사용했을 때 위양성이 늘어나지 않는다고 대답할 수 있는지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영어가 부족해서 제 의도가 전달되지 않았나 싶기도 하지만

위양성(false positive)라는 말이 전달된 이상 제 말을 이해 못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추가 질문을 하고 싶었지만 바로 ‘다음’을 외쳐서 더 이상 질문을 하지 못하고

내려왔습니다.

 

Topol 박사의 강의나 Q&A는 모두 실망스러웠습니다.

대가의 강의에서 듣고 싶은 인사이트를 전혀 얻지를 못했습니다.

굳이 이해를 하자면 한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간 동안,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가장 기본적인 이야기만 한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SXSW에 와서 이 세션을 찾아서 들을 정도면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인은 아니라고 보고

강의 내용을 잡아야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더 이상 비행기를 타고 멀리 이동하지 않는다고 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Topol 박사의 강의를 들을 일은 없겠지만

강의를 들을 기회가 생긴다고 해도 굳이 들을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강의가 끝난 후에 책 사인회에 가서 신작 Patient will see you now를 구입하고

사인을 받을 계획이었지만

강의를 듣고 Q&A에서 실망스런 답변을 들은 후 생각이 바뀌어

책 사인회에는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5. 정리

자세히 정리할 시간이 없어서 이 정도에서 마무리합니다.

이 글에서 다루지는 못했지만 MyFitnessPal, Jawbone Up, Withings 등

유명 디지털 헬스케어 업체들의 간부들이 자기 회사의 전략이나

디지털 헬스케어 업계 전반에 대해서 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메이요 클리닉의 혁신센터 (Center for Innovation)의 수장이나

UCLA의 Chief Innovation Officer가 병원에서의 의료 혁신에 대해서 논의하는 것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비록 헬스케어를 다루지는 않았지만

IBM 왓슨의 CTO & Chief Architect과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흥미로웠습니다.

 

SWSX Interactive는 5일이라는 시간 동안 디지털 산업을 움직이는 사람들이 모여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행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감기에 걸린 채로 도착해서 충분히 만끽하지는 못했지만 흥미로운 행사였습니다.

다만, 디지털 헬스케어만 놓고 보면 나누는 이야기의 깊이가 얕다는 생각은 듭니다.

아마 디지털 산업 전반을 다루는 가운데 헬스케어를 다루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더 전문적인 이야기를 들으려면

mHealth Summit이나 HIMSS에 참석하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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